새로운 음악을 출산한 항구들
삼바는 브라질 바이아 지역의 아프리카계 공동체에서 시작되어 계승되고 보존되다가 리우 데 자네이로에서 꽃을 피운 음악입니다.
16세기 대항해시대의 선두주자인 포르투갈과 스페인은 카리브해 섬들과 중남미에서 이른바 달콤한 갈대 즉, 사탕수수 재배가 적절함을 알게 되었고, 노동력 충당을 위해 주로 앙골라, 콩고 등 서아프리카 흑인을 대상으로 한 노예무역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습니다. 브라질도 예외는 아니어서 대규모 사탕수수 농장이 있었던 당시의 브라질 수도 살바도르는 최대의 노예 수입처가 되었고, 흑인 노예들이 가져온 여기 저기의 종교와 문화는 살바도르가 포함된 바이아 지역에서 섞이고 융합되었습니다. 18세기 후반 골드러쉬로 리오 데 자네이로가 수도가 되었고, 19세기 유럽의 커피 수요 급증으로 리오 주변에 대규모 커피농장이 조성되었습니다. 남미에서 가장 늦은 1888년에 노예제가 폐지된 브라질의 해방된 흑인들은 그간의 터전이었던 바이아를 떠나 리오로 몰려 들었습니다. 이들은 리우 항구 근처의 빈민촌(파벨라:Favelas)과 산동네( 모후:Morro)에 정착했고, 이곳에서 바이아의 원초적 리듬은 도시의 세련미와 충돌하며 삼바라는 새로운 음악을 출산했습니다. 리스본의 파두가 떠난 이를 기다리는 항구의 고독이라면, 리우의 삼바는 모여든 이들이 함께 견뎌내는 항구의 연대였습니다. 삼바에 있어, 아프리카의 리듬이 길고도 험한 여행 끝에 도착하여 살아남은 곳이 살바도르라면, 해방된 이들이 모여들여 새로운 정체성으로 출산된 곳은 리우 데 자네이로라 할 수 있습니다.
삼바는 필요할 때마다 기꺼이 변화하여 많은 변형이 있었고, 그 중 주요한 몇 가지 종류를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1970년대 미국의 펑크(Funk)와 소울 음악이 유입되면서 삼바의 리듬감과 펑크의 강력한 베이스 라인이 만난 퓨전 장르로 베이스 기타의 '슬랩' 사운드와 삼바의 타악기가 교차하는 그루브가 핵심입니다. 젊은 층의 댄스 파티 문화에서 큰 인기를 끌었습니다.
Jorge Ben Jor의 Taj Mahal 입니다. 1970년대 리우의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던 노래로 후렴구의 "테-테-레-테-레-테" 하는 중독성 있는 멜로디는 전 세계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습니다.
브라질 바이아 지역에서 발전한 것으로, 1970년대 후반, 자메이카의 레게 리듬과 브라질 삼바가 결합하여 탄생했습니다. 흑인 인권 운동(Black Power)과 맞물려 '올로둠(Olodum)' 같은 블로코(Bloco:카니발 기간 동안 거리에서 삼바나 다른 음악을 연주하며 퍼레이드를 펼치는 거대한 밴드)그룹들이 주도했습니다. 레게의 느긋한 뒷박자와 삼바의 빠른 연타가 섞여 웅장한 북소리를 만듭니다.
Olodum이 부르는 Faraó Divindade do Egito입니다.
'교외의 삼바'라는 뜻으로, 카니발의 상업성보다는 동네 이웃들이 모여 맥주를 마시며 즐기는 '파고지(Pagode)' 문화와 연결됩니다. 가사가 일상적이고 해학적입니다. 리우데자네이루 외곽(Suburbio) 빈민가 및 서민 거주지에서 성행했습니다.
Beth Carvalho의 Vou Festejar입니다.
'가피에이라'는 서민들의 사교 무도회장을 뜻합니다. 남녀가 짝을 지어 추는 볼룸 댄스용 삼바로, 오케스트라나 빅밴드 편곡이 가미되어 매우 우아하고 기술적입니다. 춤의 형식이 정해져 있는 사교 댄스 삼바입니다. 리우데자네이루의 사교 댄스홀에서 성행한 스타일로 스윙감 넘치는 빅밴드 사운드와 브라스 섹션이 강조됩니다.
브라질 음악사에서 리듬의 제왕으로 평가받는 Jackson do Pandeiro의 Chiclete com Banana입니다.
미국의 껌(재즈/락)을 브라질의 바나나(삼바)와 섞겠다
카리오카는 리우 시민을 의미합니다. 리우데자네이루(Rio de Janeiro)에서 발전한 삼바로, 현대 삼바의 대표적인 형태입니다. 재즈의 영향을 많이 받았고, 리우 카니발에서 주로 볼 수 있는 화려하고 신나는 삼바입니다. 바이아의 원형 삼바가 리우 항구로 넘어와 도시의 세련미와 섞인 형태입니다. 우리가 흔히 '삼바' 하면 떠올리는 화려한 카니발 삼바와 학교(Escola de Samba) 중심의 삼바가 여기에 해당합니다. 2/4 박자의 강렬한 싱코페이션(당김음)이 특징입니다.
자신이 작곡한 삼바 곡을 최초로 악보화하고 저작권 등록한 Donga가 부르는 Pelo Telefone 입니다.
경찰의 탄압을 피해 리틀 아프리카의 대모, '티아 씨아타'의 뒷마당에서 동가와 그의 친구들은 삼바를 만들고 노래했고, 그 곳에서 수 많은 삼바가 꽃피웠습니다
삼바의 가장 원초적인 형태로, 둥글게 모여 서서 춤을 추고 노래하는 형태입니다. 브라질 바이아 지역에서 발전한 모든 삼바의 모태입니다. '호다(Roda)'는 원형을 뜻하며, 사람들이 둥글게 모여 손뼉을 치고 북을 치며 춤추는 전통 방식입니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아프리카의 '세무(Semba)' 리듬이 가장 강하게 남아 있으며, 브라질의 무예 카포에이라와도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현대 브라질 음악의 뿌리로 추앙받는 Dorival Caymmi의 Samba da Minha Terra입니다.
삼바의 어원인 앙골라의 '세무(Semba)'를 의미하거나, 아프리카 뿌리를 강조하는 복고적 삼바를 뜻합니다. 브라질 삼바보다 더 건조하고 타격감이 강한 아프리카 본연의 색채가 짙고 복잡한 폴리리듬(다중 리듬)이 특징으로 앙골라와 브라질 전역에서 즐겨 듣는다고 합니다.
앙골라 음악의 대부 '봉가(Bonga)'의 Mariquinha입니다. 브라질 삼바의 빠른 셔플 느낌보다는 조금 더 묵직하고 반복적인 북소리가 강조되는 곡으로, 가사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과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데, 이는 리스본의 파두가 가진 '사우다드(Saudade, 그리움)'와 리우 삼바의 '리듬감'이 만나는 지점을 극명하게 보여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