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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주윤 May 11. 2022

두 번째 수요일

지독하게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졌으면서도 고독을 즐기지 못한다


익숙함과 편안함은 다르다. 

나는 지독하게 혼자 있는 것에 익숙해졌으면서도 고독을 즐기지 못한다. 


혼자서 지내온 환경에 너무나 오래 노출되어 누군가와 함께하는 삶에 수많은 삐걱임을 느낀다. 

물리적인 외부의 힘이 0인 상태를 간절히 원하면서도, 감정적으로 혼자인 상태에서는 마음이 무너진다. 

나에게 20대의 삶은 혼자만의 그것, 삶을 형성하는 시기였다. 

가족에게도, 친구에게도, 연인에게도 완전히 나 자신을 공유하지 못했던 것 같다. 

나에 대해 알아가기 바빴고, 내 삶을 안정화하기 바빴다. 

누군가의 딸, 누군가의 친구, 누군가의 애인이 되어주기보다는 나의 ‘그것’을 찾기에 바빴다. 

철저히 나에게로 향하던 모든 화살표들을 이제 와서 쌍방향으로 바꾸기는 생각보다 힘들었다. 

물리적으로는 익숙했으면 좋겠으면서도, 감정적으로도 편안하고 싶었다. 

혼자 있으면서도 혼자가 아니었으면 했다. 

둘이어서 안정적이면서도 내 세계는 그대로이길 바랐다. 

내 가족이 있었으면 좋겠으면서도, 내가 누군가의 가족인 것은 생각하지 않았던 것 같다. 


익숙한 삶을 버리고, 편안한 삶을 얻고자 하는 길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편안함에도 희생이 있고 노력이 필요했다. 


이렇게 얻은 편안함에도 익숙해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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