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윤 Sep 08. 2022

삶이라는 그릇

어떻게 해야 잘 사는 걸까요?

행복은 절대적으로 작은 것에 있다고 믿었어요. 아니 깨달았었어요. 그걸 깨달았던 순간 나는 어른이 되었다고 생각했었죠. 세상에 가장 중요한 걸 알게 된 것 같은, 진짜 중요한 게 뭔지 알게 된 것 같은 그런 기분이었거든요.


하지만, 모르겠어요. 물론 행복은 종종 있어요. 고양이와 누워있으면 행복하고, 산책하다 바람 쓸리는 소리를 들으면 행복하고, 맛있는 걸 먹고 냉장고에 얼음이 넉넉히 있으면 행복해요. 그런데 좀 더 큰 것도 있지 않을까요? 제가 나이 들면서 부질없다고 생각했던 그런 것들이요. 왜 그런 것들이 자꾸 떠오를까요?


행복한 인생이 전부라고 생각했는데 어떤 큰 방향이 없으니까 자꾸만 공허해져요. 이렇게 흘러가는 하루하루가 자꾸만 잘하고 있는 건지 확신이 없어지고 막막해지네요. 행복은 순간에서 찾는 것이라는 건 서른이 되면서 알았어요. 그런데 ‘행복한 인생' 이란 건 없는 걸까요. 애초에 행복은 순간에 있는 거라면, 행복한 - 인생이라는 건 앞뒤가 안 맞잖아요. 그렇담 인생의 앞에 붙었을 때 만족스러운 건 무엇일까요? 내가 만족할 수 있는 삶이라는 큰 그릇은 무엇으로 채워지는 걸까요?


언제나 알았다 싶으면 한번 더 어려워지네요.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