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든 남자는 언제나 옳다

1.
꽃을 든 남자만큼 아름다운 모습은 없어요.
아무날도 아닌 날 받는 꽃이 더 기분좋은 이유는
당신이 몇 번의 고민끝에 꽃집에 들러 쭈뼛거리며 꽃을 고르고 쥐어 든 꽃이 아무래도 어색해 가방에 쑤셔넣었다가도,
혹시나 꽃잎 하나라도 떨어질까
버스 정류장이 하나 지날때마다 모양을 정리하며 뒤적거리는
그 사랑스러운 나에게 오는 과정이,
그 어떤 이유도 아닌 그저 내 생각에서 비롯함을 알게되기 때문이죠.
특별한 날 받는 백송이의 꽃보다도,
쭈뼛거리며 내미는 오늘의 한 송이 꽃이 더 큰 맘을 느낄 수 있게해요.

2.
처음 사본 꽃이란 것은 아이스크림같았다.
녹는 것도 아니고

그 짧은 시간에 시드는것도 아닌데
너 올 때까지 꽃이 망가질까봐 움직이지도 못하고 맘을 졸였다.

3.
나와 꽃이 어울리지 않는 날일수록,
꽃의 로맨틱지수는 높아진다.
후드티에 청바지차림의 몰골이 한 순간,
로맨틱코미디의 여주인공이 되는것이다.

마치 더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해 이렇게 입고 있었다는 듯이.  
삼천원으로 일상을 로맨틱하게 바꿀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은 역시나 꽃을 한다발 사는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