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이란 무엇인지 하루에도 수만 번씩 생각이 바뀐다.
서른이 넘어오면서 나는 삶이란 사소한 것에 만족하고 작은 것에 행복해하며 살아가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제 본 '유 퀴즈 온 더 블록'이라는 예능에서 어떤 사람들은 남들보다 두배 아니 백배로 시간을 가진 것처럼
여러 가지 일들을 해보면서 살아가고 있고, 어떤 사람은 또 그중에 한 가지 일을 이루는 데에만 28년의 시간을 쏟아부어 살아간다. 그들을 바라보면 어떤 삶이 더 대단한 것인지 판단하기가 어렵다.
최근에 본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계단, 아내가 죽었다.'를 보면 내가 살아가는 10년은 오직 재판에 휘둘리지 않았을 때에만 가능한 것처럼 보인다. 갑자기 내가 살아가다가, 지나가다가 범죄자로 몰린다면 앞으로 내게 펼쳐질 것 같던 평온한 인생은 나의 무죄를 입증하다가 끝날지도 모른다.
그런 삶은 무엇일까?
애초에 꿈꿀리는 난무하고, 생각해보지도 않은 삶일 테지만
꿈이고 나발이고 그저 평범하게 하루 바깥공기에 숨 쉬고 사랑하는 사람의 손 한번 만져보는 것이 그리운 인생이 될 것이다.
너무 장대한 계획을 짜기에는 제 멋대로 되어버릴 것만 같고,
또 계획 없이 살아가기에는 평범해져 버릴 것만 같은
인생은 정말이지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모르겠다.
나는 언제나 생각한다.
오늘의 나는 내 인생에 어디만큼 와있는 것일까.
초반일까, 중반일까, 혹은 끝일까?
어느 순간에 와있어도 후회가 없어야 할 텐데 그것만큼 힘든 일은 없을 것이다.
오늘이 내 인생에 초반이어도, 중반이어도 혹은 그 마지막이라고 하여도 좋은 그런 순간이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