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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ersjoo Sep 16. 2023

120. B-Box

가정용 양봉 키트

| 2020년 8월 13일 발행

| 이 내용은 원본의 수정 및 보완 버전입니다.  



이탈리아의 스타트 업 'Beeing'은 지금껏 상상할 수 없었던 일을 해냅니다. 바로 가정용 양봉 키트를 만들어낸 것이죠. 전문 지식과 경험, 넓은 공간, 자연환경 등이 필수적이었던 양봉의 세계를 도시, 그리고 일반인에게로 끌고 들어온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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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애완동물이 된 꿀벌 

벌을 애완동물로 키운다는 상상, 혹시 해보신 적 있나요? 그런데 그 따가운(?) 상상이 현실이 되었습니다. 이탈리아의 스타트 업 'BEEing'이 개발, 판매하는 '가정용 양봉 키트'를 통해서 말입니다. 


유엔 등의 연구에 따르면 현재 꿀벌(우리가 한 번씩 마주치는 그 벌들의 대부분이 꿀벌입니다.)의 개체수는 현저하게 감소하고 있는데요. 그 이유는, 서식지도 파괴되고, 살충제도 위협적이고, 진드기도 괴롭히고, 군집도 붕괴되는 등 다양한 문제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즉, 이러한 공격들 때문에 꿀벌들이 제 역할을 다 하지 못하게 되고, 그 결과 '수분'이라는 것이 어려워진다면 식물 재배가 불가능해져 세계 식량의 무려 70% 이상을 발목 잡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말해, 100대 작물의 상당수가 극도의 품귀 현상을 겪게 되거나 아예 없어져 버려, 결국 사람들의 먹거리가 대폭 줄어들게 되는 재앙을 낳게 되는 것이지요. 

이렇듯 우리가 무섭다고 피하던 꿀벌은 사실 우리의 일상과 생명에도(!)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었고, 그것의 감소는 결국 우리까지 위험에 빠뜨리게 되는 것입니다. 


다시 'Beeing'의 이야기로 돌아오면, 그들은 이러한 위기 앞에 각 가정에서 직접 양봉에 참여한다면 이 심각한 지구 재앙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했고, 그 결과 'B-BOX'라는 가정용 양봉 키트를 제작하게 된 것입니다.  

BEEing 회사 전경©https://conpaper.tistory.com/80641


* 수분 : 종자식물에서 수술의 화분이 암술머리에 붙는 일




2. 'BEEing'의 근간과 실행

회사를 설립한 두 명중 한 명인 로베르토는 5살부터 양봉업을 하던 할아버지를 돕고, 보고 자랐습니다. 즉, 그때의 그 환경과 초록 들판 등 모든 분위기와 경험이 로베르토의 근간이 되었고, 그것은 위기에 닥친 꿀벌의 문제 앞에서 독특한, 하지만 꼭 필요한 회사를 만들 수 있었던 근간 또한 되었습니다. 

BEEing의 설립자들©https://conpaper.tistory.com/80641


여기에, 스타트 업 필드에서 멘토로서 활동했던 경력, 그리고 사업 파트너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가브리엘의 실행력이 더해져 그들의 상상은 현실이 된 것입니다.    


한편, 그들이 수많은 착오와 도전, 투자와 끈기로 만들어낸 'B-BOX'는 'IoB(the Internet of bees) tools'로 불리며 그 디자인이 완성되었습니다. 




3. B-BOX의 디자인     

가정에서 쉽게, 그리고 누구나 양봉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B-BOX는 나무로 콤팩트하게 설계된 꿀벌의 집입니다. 특히 벌들이 나왔다 들어갔다 할 수 있도록 구멍이 열려있는 굴뚝은 높이가 2.2m인데요. 그 높이는 키트를 조작하는 사람에게도, 출입을 자유롭게 해야 하는 벌들에게도 가장 이상적인 높이여서 그렇습니다. 


한편 전체적인 구조물은 안경 렌즈의 소재인 폴리카보네이트와 아메리카 적송(목재의 일종)으로 둥지를 만들고, 외부는 제거를 할 수 있도록 패널 모양으로 디자인하여 안에서 꿀벌들이 움직일 때도 사람이 밖에서 안전하게 안을 관찰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습니다. (안경과 같은 투명한 소재 안에서 움직이는 꿀벌들을 밖에서 바라본다고 상상하세요.)

B-BOX의 사용 © https://conpaper.tistory.com/80641


그리고 이 키트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둘로 구분된 꿀벌, 말벌 서식지 공간은 레버를 당기거나 누르는 간단한 동작을 통해 쉽고 안전하게 꿀 수확이 가능하도록 해줍니다. 즉, 꿀벌과 말벌이 사는 곳을 반으로 갈라 이쪽에서 사람이 꿀을 수확하는 동안 저 쪽에서 벌들이 넘어와 쏘지 못하게 막아주어 보호복이나 장갑 등의 보호장치 없이도 꿀 채집이 가능한 것이지요.      

B-BOX의 설계 및 디자인 © https://conpaper.tistory.com/80641


이러한 B-BOX는 67cm×47cm를 기본 치수로 하되 커스터마이징 또한 가능하여 점차 다양한 형태를 띠며 발전하고 있습니다.  




4. 균형 있는 공존을 위한 매뉴얼과 교육  

대부분의 사람들은 벌이 위험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벌은 사실 굉장히 사회적인 곤충임과 동시에 개인적인 곤충입니다. 우리가 먼저 건드리지 않으면 대부분의 벌, 특히 순한 성격의 꿀벌들은 사람을 쏘지 않죠. (물론 아닐 때도 있겠지만)


이러한 측면에서 보았을 때 사람들은 벌을 엄연한 하나의 개체로 인식하고 자신들과 균형적인 공존을 할 수 있도록 꼼꼼히 배려해야 합니다. 특히 그것이 집에서 꿀벌을 키우는, 전문성도 경험도 없는 일반인이라면 더욱 그러하고요. 

B-BOX의 안내 및 교육 장면 © https://conpaper.tistory.com/80641


그래서 BEEing은 양봉 매뉴얼, 교육 등을 중요시 여깁니다. 그것이 결국은 그저 꿀 만들어주는 대상으로서의 벌이 아니라 세상을 함께 살아가야 하는 존재로서의 벌로 존중을 하는 시작점이 되기 때문입니다.  




5. 스타트 업과 좋은 아이디어  

가장 좋은 아이디어는 필요에 의한 것이라고 합니다. 그러한 관점에서 B-BOX가 갖는 의미는 어떻게 보면 장대하나 결국은 필요를 만족시켜 주는 성공적 사례라 할 수 있겠네요. 


듣고 나면 무릎을 탁 치게 되는 좋은 아이디어가 많은, 그리고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스타트 업의 발굴과 성장이 이래서 중요한가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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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양봉키트 #스타트업 #환경문제 #환경오염 #양봉 #꿀벌 #멸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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