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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ersjoo Sep 20. 2023

123. 클래식 브랜드 특집 2

2편 : 식품

| 2020년 9월 3일 발행

| 이 내용은 원본의 수정 및 보완 버전입니다.  



SBHV가 총 5회에 걸쳐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그동안 다루었던 작은 브랜드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우리 곁에서 함께 해온 클래식 브랜드들 중 5개의 카테고리를 꼽아 매주 3개의 브랜드를 소개해드리려 해요. 


두 번째로 소개할 클래식 브랜드들은 식품 브랜드입니다. 짧게는 40여 년, 길게는 70여 년가량 우리가 먹고 즐겨온 식품 브랜드들의 숨겨진 이야기와 지금의 이야기를 들어보세요.   


-


1. 베지밀    

어릴 적부터 마셔왔던 베지밀을 그냥 평범한 두유로만 아셨나요? 그렇다면 우리나라 두유의 시작점인 한 의사의 노력에 대해 알아야 할 때입니다. 


베지밀과 함께 늘 광고의 끝에 불렸던 '정식품'의 '정'은 베지밀을 만들고 정식품을 창업한 고 정재원 회장의 이름에서 따왔습니다. 


그는 정식품을 세우기 전부터 소아과를 운영하던 의사였습니다. 그런데 당시  시대상과 의술이 발달하지 못한 탓에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죽어가는 원인을 내내 알아내고자 했고, 그를 위해 미국 유학을 떠났죠. 그리고 1964년, 유당불내증이라는 질병을 알게 됩니다. 모유와 우유에 함유된 유당성분을 잘 소화시키지 못하는 아이들이 결국 영양실조를 걸리게 되고 그 결과 많은 아이들이 대체식품의 부족 앞에 사망에 이른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죠. 


그러한 의학적 발견을 계기로 정 회장은 아예 유당이 없으면서 영양분은 풍부한 두유룰 개발하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1967년 '영양성두유 제조방법'으로 특허를 받게 되어 1937년부터 매달려온 아이들을 위한 영양 식품 연구를 완성하게 됩니다.      


하지만 처음부터 지금 같은 대규모 생산을 했던 것은 아닙니다. 돈이 많은 기업으로부터 투자를 받아야 했는데 여의치 않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소아과 옆 지하에 기계 하나만을 두고 하루 약 500병 분량의 두유를 가내수공업 형태로 제조합니다. 그리고 어린아이들에게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하게 되죠. 

베지밀 변천사©베지밀


그렇게 시작된 베지밀은 점차 수요가 늘어 현재에 이르렀고 한국을 대표하는 토종 두유 브랜드로 자리매김했습니다. 


처음엔 그냥 '식물성 우유'로 불리던 베지밀은 콩으로 만든 우유는 식물성이라는 점에 착안하여 'vegetable'과 'milk'를 합쳐 식물성 우유라는 뜻의 베지밀이라는 정식 이름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담백하고 고소한 맛의 베지밀 A와 콩이 가진 특유의 텁텁함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한 달달한 맛의 베지밀 B를 개발하였습니다. 


지금은 심지어 바나나맛과 애플망고맛이 있을 정도로 다양해진 베지밀. 아이들을 위한 착한 목적에서 시작되어 그런지 유독 어린 시절의 추억이 생각납니다. 

베지밀의 다양한 라인©베지밀




2. 프리마    

1974년 출시된 프리마는 한때 커피광고 못지않게 분위기 있고 고급스러운 TV광고를 내보낼 만큼 존재감 있는 제품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젠 식습관의 변화와 프리마의 자리는 대체하는 우유, 믹스 커피의 지속적인 인기, 아메리카노와 라테 등과 같은 카페 메뉴들의 대세를 이기지 못해 그 존재감이 많이 약해졌습니다. 하지만 프리마는 우유가 대신할 수 없는 특유의 느낌과 맛, 역할 때문에 쉽게 사양길로 접어들지 않았습니다.  

프리마 광고©동서식품


그렇다면 '3, 3, 3'으로 불리는 인스턴트커피 레시피 중 한 자리를 차지할 정도였던 프리마는 지금 어떻게 되었을까요? 그 답은 해외 수출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2014년 이미 1억 불 수출을 목표로 할 정도로 프리마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특히 추운 날씨 때문에 무겁고 달달한 음료를 즐기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 등 27개국 이상에서 '프리마 로드'라 불릴 만큼 인기가 많다고 합니다. 게다가 그 사랑은 프리마를 커피 이외의 다양한 음료 및 음식에도 사용하는 데서 또 다른 인기의 이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즉, 밀크티, 버블티, 제빵, 시리얼 믹스 등에 섞어 먹으며 용도를 다양하게 하여 수요가 더욱 커진 것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식문화에 발맞춰 동서식품에서도 용도에 맞는 개발과 홍보를 꾸준히 진행하였고, 그로서 국내에서보다 더 사랑받게 된 것이죠. 

 이렇듯 프리마는 한국의 독특한 인스턴트커피 문화에서 시작되었지만 해외에서도 뜻밖의(?) 사랑을 받으며 여전히 함께하고 있습니다. 




3. 크라운 산도            

한국에서 가장 오래된 과자는 해태제과의 '연양갱'입니다. 네,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좋아하시는 바로 그 말캉한 간식이죠. 


1945년 광복 이후 일본인이 운영하던 화과자 공장을 인수받아 세워진 회사가 해태인데, 그때 만들어진 것이 바로 이 연양갱이고 지금껏 이어져오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연양갱에 이어 두 번째로 오래된 과자 브랜드는 무엇일까요? 바로 이름에서부터 이 또한 일본의 흔적이 남아있는 '크라운산도'입니다. 


'산도'는 일본식 발음으로서 '샌드'를 의미합니다. 그래서 한때 '크라운산도'가 바른말 사용을 위해 '크라운샌드'로 바뀌었던 적이 있었죠. 하지만 하나의 고유명사로서 그 이미지가 약해져 다시 '크라운산도'로 돌아온 것이고요. 또한 1956년부터 생산된 크라운산도는 출시 당시 사각모양이었습니다. 그 후 80년대에 이르러 지금과 같은 원형이 되었고요. 


이러한 변화의 세월을 지내온 크라운산도는 지금까지 최고의 과자로 꼽힌다고 하긴 어렵지만 예전엔 어딜 가도 산도의 포장지를 볼 수 있을 만큼 국민과자로써 많은 사랑을 받았습니다. (예전 드라마 '국희'의 모티브가 된 것도 바로 이 산도고요.)


이젠 환갑의 나리를 훌쩍 넘을 만큼 오랜 시간 우리 곁에 함께해 온 산도는 딸기크림치즈, 초코바닐라, 스위트밀크 등의 다양한 맛으로 계속 함께하고 있습니다. (한때 홍삼 크림과 녹차 크림맛이 출시된 적도 있다고 하고요.) 앞으로도 시대를 뛰어넘어 누구에게나 사랑받는 국민과자의 기억과 인기를 이어가길 바랍니다.   

크라운산도©크라운제과


| 이런 분들께 이 뉴스레터를 강추합니다! |

+ 그동안 궁금했던 클래식 브랜드의 이야기들이 알고 싶은 분들

+ 자주 먹고 즐기던 푸드 브랜드의 이야기가 궁금한 분들 

+ 오래된 브랜드가 현재를 이어가는 방법을 알고 싶은 분들 

  

| TAG |

#클래식브랜드 #베지밀 #프리마 #크라운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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