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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ersjoo Sep 19. 2023

122. 클래식 브랜드 특집 1

1편 : 문구

| 2020년 8월 27일 발행

| 이 내용은 원본의 수정 및 보완 버전입니다.  



SBHV가 총 5회에 걸쳐 특집을 마련했습니다. 

그동안 다루었던 작은 브랜드는 아니지만, 오랫동안 우리 곁에서 함께 해온 클래식 브랜드들 중 5개의 카테고리를 꼽아 매주 3개의 브랜드를 소개해드리려 해요. 


언제나 공기처럼 함께 했기에 그 브랜드의 이야기와 가치를 잠시 잊고 있었다면, 이번 기회에 들어보세요. 그 첫 번째 이야기는 우리나라의 오래된 문구 브랜드 세 가지입니다.    


-


1. 도루코 새마을 칼   

1955년 전쟁 직후 출시된 '새마을 칼'은 연필깎이가 상용화되지 않았을 당시부터 90년대 이전까지 많은 학생들과 직장인들의 필수품이었습니다. 물론 문구용으로서 필통에 가지고 다니기도 했지만, 그 외 다양한 용도로도 사용되었지요. 편지 봉투의 입구를 자르거나 고무줄을 자르는 등 생활 속 다양한 순간에서 요긴하게 쓰였습니다. 


특히, 그때나 지금이나 대부분의 사람들이 '연필 깎는 칼'이라 부를 뿐 진짜 이름인 '새마을 칼'을 잘 몰랐는데요. 이는 당시의 시대상과 어울려 어떠한 의미와 목적으로 만들어졌는지 짐작할 수 있네요. 


칼날을 홈이 난 플라스틱 사이로 쏙 넣으면 손가락 하나보다 작은 크기가 되는 이 콤팩트한 디자인의 문구는 그러한 편리성 때문에 여전히 그 장점을 잊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여전히 (그리고 간혹) 사용되고 있습니다. 


이제는 엄지 손가락으로 밀면 드르륵 소리를 내며 칼날이 나오는 커터칼과 다양한 연필깎이에 밀려 그 존재감이 미미해졌지만, 한국에서만 볼 수 있었던 디자인으로 오랜 시간 많은 이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새마을 칼. 칼날을 닫다가 느슨해진 연결 부위 때문에 손을 베이곤 하던 그 기억과 함께 오래도록 어딘가에서 존재하길 바랍니다.   

도루코 새마을 칼 ©https://smartstore.naver.com/



2. 모나미 153 볼펜   

이제 한 자루에 몇 만 원 하는 스페셜 에디션까지 제작되고 있는 모나미 153 볼펜은 그야말로 국민 볼펜으로서 오랜 세월 함께 해 왔습니다. 


1963년 광신 화학 공업사가 창업 3년 만에 출시한 모나미 볼펜은 이름 뒤에 붙은 숫자의 의미로 많은 이들의 궁금증을 자아내곤 했습니다. 누군가는 성경에 나온 말로써, 베드로의 그물에 잡힌 153마리의 큰 물고기를 뜻한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진짜는 이것인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먼저 '모나미'는 프랑스어로 '나의 친구'라는 뜻이고, 153의 15는 '15원' 즉, 출시 당시의 서울 시내버스 요금과 신문 한 부의 가격으로서 저렴하게 누구나 싸게 구입하여 사용할 수 있는 볼펜이라는 뜻입니다. 또한 3은 모나미가 만든 세 번째 제품이라는 뜻이고요. 마지막으로 153 전체의 의미는 각각의 숫자들을 더했을 때 9가 되는 데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는데요. 바로, 한국 사람들이 좋아하는 갑오, 즉, 9라는 의미를 담는다고 합니다.     


한편 모나미는 얼핏 보기에 굉장히 단순한 디자인으로 보이지만 독특한 클립 형식의 버튼엔 편리한 사용성을 가진 아이디어가 담겨있습니다. 쉽게 누를 수 있고 홈에도 쉽게 걸려 인체공학적이면서도 심플하게 사용이 가능하지요. 


이렇듯 친근한 이름과 실용적이면서도 심플한 디자인의 모나미 153 볼펜은 그것만으로도 누구나, 오랫동안 사용하고 기억할 한국의 클래식 문구가 되었습니다.   

153 볼펜 베리에이션 ©www.monami.com




3. 피스 코리아 스테이플러 33 호침           

지금 이 순간에도 손을 뻗으면 책상 서랍 어딘가에서 찾을 수 있을 것 같은 스테이플러 위엔 상당수 'Peace'라는 익숙한 로고가 박혀있을 것입니다. 


2019년 창립 60주년을 맞아 그동안의 시간을 함께 나누는 전시를 열기도 한 피스 코리아의 제품 중엔 바로 그 스테이플러와 관련된 제품이 대표적으로 손꼽힙니다. 바로 1973년 한국 최초로 개발한 스테이플러 33 호침입니다. 


그동안은 10 호침이라 불리는 작고 높이가 얕은 사이즈의 침만이 상용되었다면, 이때부턴 더욱 크고 높은 높이의 침을 사용하게 되어 더 많은 장수의 종이를 튼튼하게 찍을 수 있게 된 것이지요. 그리고 그 침은 어느새 표준처럼 받아들여져 사용되고 있습니다. 


한편, 피스 코리아 스테이플러 침은 출시 당시부터 거의 변하지 않은 패키지를 사용하고 있는데요. 짙은 남색에 노란 라인과 포인트 로고가 어울린 이 패키지는 사용자들에게 알게 모르게 공기처럼 각인되어 있습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그래서 존재감을 드러내기 어려운 제품이었지만 패키지 디자인을 일관성 있게 유지하며 그 존재감의 빈 구석을 상쇄해 왔기 때문입니다. 

 '평화'라는 어쩌면 조금은 촌스러워 보이는 이름처럼 자신을 지켜온 피스 코리아 33 호침. 앞으로도 그 모습 그대로 계속 함께하길 바랍니다.   

피스 코리아 스테이플러 33 호침 ©https://blog.naver.com/designpress2016/221644484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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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동안 궁금했던 클래식 브랜드의 이야기들이 알고 싶은 분들

+ 한국 고유의 문구 브랜드 예시가 궁금한 분들 

+ 오래된 브랜드가 가진 특징들이 알고 싶은 분들 

  

| TAG |

#클래식브랜드 #도루코새마을칼 #모나미153볼펜 #피스코리아33호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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