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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Cheersjoo Oct 04. 2023

129. D&DEPARTMENT

Long Life Design의 실현

| 2020년 10월 22일 발행

| 이 내용은 원본의 수정 및 보완 버전입니다.  



삶을 사는 내내 조용히, 그리고 길게 우리와 함께하는 디자인들의 가치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있나요? ‘Long Life Design’의 가치를 발굴하고 소개하며 계속 나아갈 수 있도록 힘을 싣는 브랜드‘D&DEPARTMENT’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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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콘셉트를 한마디로 하자면 'Long Life Design'

'디자인 생각 위를 걷다'를 쓴 일본 디자이너 ‘나가오카 겐메이’가 디렉팅 한 ‘D&DEPARTMENT’는 우리나라 디자인 스튜디오 ‘mmmg’를 통해 해외로는 처음 우리나라에 들어왔습니다. 이젠 유명해진, 그리고 스테디셀러로 인기가 많아진 가구 브랜드 ‘가리모쿠’와 가방 브랜드 ‘프라이탁’, 그리고 ‘D&D’까지 모두 해당 스튜디오가 우리에게 처음 안내해 준 브랜드들이지요.  

나가오카 겐메이와 최초의 매장 도쿄점 ©designpress / d&department


이러한 ‘D&D’의 콘셉트를 한마디로 하자면 'Long Life Design'입니다. 오래 두고 써도 좋은 디자인 제품들을 다시 만들기도 하고, 직접 만들기도 하고, 찾아내서 안내해 줍니다. 

그래서인지, 직접 경험해 본 ‘D&D’에서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과거에서부터, 현재에도, 그리고 미래에까지 우리가 일상에서 꾸준히, 덤덤하게, 그러나 질리지 않으며 사랑받을 것 같은 아이템들이 모여있구나’ 하는 생각입니다. 때론 재미있고 매 순간 존재감 뚜렷한 친구보다 언제나 내 옆에 있는 오랜 친구 한 명과 시간을 보내고 싶은 마음이 드는… 그런 날처럼 말입니다.




2. D&D의 다섯 가지 기준 

서울점  © 디앤디파트먼트


이러한 ’D&D’는 다음의 다섯 가지 기준을 가지고 올바른 사물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 명확하며 뚜렷한 기준들은 우리가 디자인이라는 것의 근본적인 역할을 고민하게 하는 중요한 포인트가 됩니다. 


1) 알기 – 만드는 사람에 대한 이해가 담긴 물건

만드는 사람의 작업장을 방문하고, 그들의 생각을 직접 듣습니다. 물건을 만드는 과정과 물건에 대한 소신에 귀를 기울입니다. 만든 사람을 이해하고 생각을 공유하면서 물건을 파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만든 사람의 생각을 물건을 통해 고객에게 전하면 물건이 더 오래 사랑받을 수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2) 사용하기 – 먼저 사용해 본 물건

고객에게 물건을 소개하기 전에 우리가 먼저 사용해 봅니다. 먼저 써보아야 사용 시 느낌이나 물건의 장점을 고객에게 전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디자인은 멋있는데 실제 사용하기에는 불편한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점을 검토하여 제작자에게 전달하고, 문제점을 개선할 수 있도록 돕습니다.


3) 되사기 – 되사서 다시 팔 수 있을만한 수명의 물건

물건을 판매하고 5년 정도의 시간이 흐른 뒤, 고객에게 되사서 다시 팔아도 여전히 괜찮을만한 물건을 선택합니다. 금세 모양이 바뀔 것 같은 물건이나, 일부분이 망가지면 몽땅 버려야 하는 물건, 유행에 민감한 물건은 고르지 않습니다.


4) 고치기 – 수리해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물건

가능한 한 수리해서 계속 사용할 수 있는 물건과, 고쳐 사용하는 일의 매력을 고객에게 전하고자 합니다. 수리할 수 없는 물건은 취급하지 않습니다. 수리에 대한 생각과 수리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제작자의 물건을 고객에게 소개합니다. 망가지면 새것을 사면 된다는 사고방식으로 물건을 선정하지 않습니다.


5) 지속하기 – 제작자가 꾸준히 만들 물건

그 제조회사에 스스로의 제품으로서 애정을 가지고 계속 만들고 개선해 나갈 의지가 있는지 없는지를 확인합니다. 그 제품을 애용하는 생활자와 똑같은 마음을 제조회사가 가지고 있지 않다면 롱라이프디자인이 될 수 없습니다.




3. 대표적인 Long Life Design들

그렇다면 한국 ‘D&D 서울’과 ‘D&D 제주’에서 현재 판매 중이거나 판매되었던 제품들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대표적인 디자인 몇 가지를 소개합니다. 


먼저 한국 만년필의 자존심이자 1956년 창업한 ‘국제 아피스’의 국내 최초로 만년필 ‘아피스’입니다. 지금의 2, 30대라면 그 이름조차 낯설 수 있는 ‘아피스’는 이제 경력 30년 이상의 장인들이 조그마한 사무실 겸 공장에 모여 일일이 수작업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하지만 세월이 흐르며 외국 브랜드들에 치이고 IMF에 직격타를 맞으며 겨우겨우 역사를 이어가고 있지요. 그렇지만 아피스는 고정관념을 걷어내고 자세히 들여다보면 놀랄 만큼 심플하고 클래식한 멋을 가지고 있습니다. 너무 가까이 있어 몰랐던 멋과 맛을 소개한 D&D의 저력을 깨달을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이제는 문을 닫은 ‘콩코드 호텔’의 Used 아이템들입니다. 

‘콩코드 호텔’은 경주에서 30여 년 동안 자리를 지킨 특 1급 고급 호텔 중 하나였습니다. 1979년 4월 ‘보문호텔’로 개관했고, 이후 대한민국 1세대 건설사인 ‘삼부토건’에 의해 인수되어 일본의 도큐(東急) 호텔과 제휴해 ‘도쿄호텔’로 그 이름을 변경, 1990년 도큐와의 제휴를 끝내고 호텔명을 ‘우리는 하나’라는 뜻의 ‘콩코드(Concorde) 호텔’로 변경했습니다. (이상 http://d-seoul.mmmg.net에서 발췌) 하지만 IMF에 의해 오래된 디자인을 그대로 간직하던 콩코드 호텔은 결국 2010년 문을 닫게 되었습니다. 다행인 것은 새로운 주인이 나타나 다시 개장을 했다는 사실입니다. 


그 외에도 D&D를 방문하면 다양한 옛날 물건, 하지만 앞으로도 계속 우리와 함께 갈 것 같은 물건들을 만날 수 있습니다. 이태리타월, 오래전 식당과 호프에서 사용했던 컵과 그릇들, 빨간 쌀 떡볶이를 담아내어 주시던 하얀 무늬의 초록 접시, 양호실이나 과학실에 있던 의자와 캐비닛 등 그 종류와 디자인도 너무나 다양하고요. 

아이템들 ©http://d-seoul.mmmg.net/




4. Long Life Design의 가치  

오래 곁에 두고 사용하는 디자인과 트렌디한 디자인 중 어떤 것이 옳고 그른가는 가늠할 수 없는 문제입니다. 유행이 빨리 지나는 디자인이라 하더라도 시대를 반영하는 놓칠 수 없는 가치가 있는 것이고, 오래 곁에 두고 사용하는 디자인이라 할지라도 그 사용성과 디자인 퀄리티 자체는 언제나 좋지만은 않을 수도 있으니까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있습니다. 이미 오랜 세월 곁에 있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과 오랜 시간이 가치를 인정했다고 할 수 있다는 것이죠.  


Long Life Design의 가치를 가진 아이템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생겨나며 유지되고 있습니다.  




| 이런 분들께 이 뉴스레터를 강추합니다! |

+ 디자인의 근본적인 의미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분들 

+ 가치 있는 디자인이란 어떤 것일까 궁금한 분들 

+ 디자인과 브랜드를 바라보는 새로운 기준을 경험하고 싶은 분들 

  

| TAG |

#D&DEPARTMENT #롱라이프디자인 #함께가는디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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