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출판을 위한 필수 사전 준비 (2)

디지털 인쇄와 옵셋 인쇄 이해하기

by Cheersjoo

오늘은 책을 인쇄하는 두 가지 방법에 대해 경험을 위주로 나누어볼게요. 이론적인 정보는 잘 정리되어 있는 콘텐츠들이 이미 많으니, 제가 깨달은 것이나 나름의 노하우 및 의견을 이야기하겠습니다.


그야말로 모든 과정을 혼자 다 하는 저도 대량의 책을 만들 때는 인쇄와 제본을 옵셋 인쇄가 가능한 인쇄소에 의뢰를 합니다. 옵셋 인쇄기는 방 하나를 채울 만큼 커다란 인쇄기와 커다란 롤 형태의 종이, 컨트롤 시스템을 바탕으로 진행됩니다. 그래서 해당 인쇄는 경험이 많은 전문 기사님들이 진행하죠.


인터넷에 파일 업로드만 해도 며칠 사이 뚝딱 책이 나오는 디지털 인쇄도 있는데, 대량 인쇄를 할 때 우린 왜 옵셋 인쇄를 선택할까요? 다음의 몇 가지 내용을 읽고 나면 디지털 인쇄와 옵셋 인쇄, 그리고 책을 위한 인쇄의 방법에 대해 더 많은 이해가 될 것입니다.




1. 디지털과 옵셋 인쇄의 차이점 쉽게 이해하기

인쇄의 방식은 크게 디지털 인쇄와 옵셋 인쇄 두 가지로 나뉩니다. 그런데 인쇄 경험이 별로 없다면 이 두 가지가 어떻게 다른지도 잘 구분하지 못하죠.

두 인쇄 방식의 차이에 대해 가장 쉽게 이해할 수 있는 포인트는 종이에 잉크가 입혀지는 방식이라 할 수 있습니다. 먼저 디지털 인쇄는 인쇄판(plate) 제작 없이 컴퓨터의 디지털 이미지 파일을 종이나 원단 등 다양한 인쇄 재료에 직접 전송하여 출력하는 인쇄 기술입니다. 반면 옵셋 인쇄는 CMYK라는 파랑, 빨강, 노랑, 블랙 내 가지 색을 네 가지 판으로 컬러를 입히는 방식입니다. 인쇄판→고무 블랭킷→종이로 잉크를 전사하는 간접 평판 방식이라 할 수 있지요.


2. 비용 책정의 방식 알기

이러한 차이로 인해 인쇄 속도나 비용 등에서도 차이가 나는데요.

디지털 인쇄는 권 수가 쌓일수록 가격도 정비례하여 누적되는 반면, 옵셋 인쇄는 한번 만들어 놓은 판을 계속 사용하기 때문에 권수가 올라갈수록 오히려 객단가가 내려갑니다. 그래서 초기 금액은 판 제작 가격이 특히 큰 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디지털 인쇄에 비해 훨씬 비싸지만, 권수가 늘어날수록 단가는 계속 낮아져 결과적으로 많게는 수 만권까지 인쇄하는 책을 출판할 땐 당연히 옵셋 인쇄를 선택하는 것이 이익입니다. 정리하면, 두 가지의 인쇄 방식이 다르기 때문에 그 영향은 제작 비용에도 영향을 끼칩니다.


3. 인쇄 결과물이 다른 이유 알기

디지털 인쇄와 옵셋 인쇄는 결과물에서도 미묘한 차이가 납니다.

요즘은 기술이 점점 더 상향 평준화 되고 있기에 '디지털 인쇄의 결과는 옵셋 인쇄를 할 때보다 떨어진다'라고 단언할 순 없습니다. 다만 디지털 인쇄를 하는 경우 때마다 퀄리티, 색감, 진하기 등의 미세한 부분들이 들쑥날쑥할 확률이 더 큽니다.

저자의 경우를 예로 들어볼게요. 몇 해전 저는 같은 인쇄소에, 같은 조건으로 세 차례에 걸쳐 가제본을 의뢰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세 번의 결과물이 모두 달랐지요. 어떨 땐 색이 너무 진했고, 어떨 땐 또 색이 너무 흐리게 인쇄되었으며, 어떨 땐 글자 전체가 미세하게 번져있었습니다. 그 결과 최종적으로 수백 권의 책을 인쇄하기 전 최대한 유사한 결과물을 확인하기 위해 진행한 가제본의 의미를 잃게 되었습니다. 대체 셋 중에 어떤 결과물이 최종 결과물과 가장 비슷할지 알 수 없었으니까요. 게다가 디지털 인쇄를 요청하면 인쇄소에서 전문 기사님과 직접 감리를 진행할 수 없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그저 내어주는 대로의 결과물을 받아 들 수밖에 없었습니다. 즉, 여기서의 가장 중요한 지점은 디지털 인쇄의 경우 각 결과물의 퀄리티가 어떤가 보다 할 때마다 차이가 눈에 띄게 다를 수도 있다는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4. 디지털 인쇄의 활용법 참고하기

하지만 '그렇다면 디지털 인쇄는 신뢰할 수 없는 것인가?'라고 생각하며 오해를 하지는 않아야 합니다. 저자의 경험은 다소 흔한 사례는 아니었고, 퀄리티 자체가 크게 떨어지거나 하지는 않으며, 이미 수많은 곳에서 디지털 인쇄를 통한 결과물을 다양하게 사용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특히 소량 인쇄를 할 땐 디지털 인쇄가 훨씬 효율적이며 퀄리티도 좋죠. 즉 두 가지 방식 모두 장, 단점은 있고, 인쇄 방식도 다르고, 인쇄 과정과 비용 책정의 공식도 다르기 때문에 각각 '다르게' 활용하면 효율적이면서도 만족스러운 출판 인쇄 과정을 만들어갈 수 있습니다.


그러한 의미에서 이제부터는 저자의 경우 두 가지 인쇄를 어떻게 활용하는지 개인적인 방법을 간략히 이야기해 볼게요. 더 구체적인 내용과 노하우는 추후 발간될 책에 담길 예정이니, 이곳에서는 큰 방향 정도만 참고해 주시기 바랍니다.


먼저 저자의 경우 실제 최종 출판물을 인쇄하기 전 가제본 단계에선 디지털 인쇄를 활용합니다. 말 그대로 최종 결과물을 위한 샘플이자 '가'제본이기 때문에 큰 금액을 들여 판까지 제작하는 옵셋 인쇄를 할 필요가 없죠. 또한 가제본을 한 후에도 수정, 보완사항은 또 눈에 띄어 저의 경우 많게는 가제본만 네 차례 진행했던 경험이 있습니다. 그러니 그 모든 과정을 옵셋 인쇄로 진행했다 상상해 보세요...


물론 앞에서도 말했듯 디지털 인쇄의 가격 책정 방식은 명확하게 한 권마다 메겨지기 때문에 때론 실제 팔지도 못할 책을 몇 만 원이나 들여 인쇄한다는 생각에 꽂혀 돈이 아깝다 여겨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가제본을 통한 최종 점검 및 최종 결과물 예측은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더 큰 손해를 위해 작은 지출은 과감히 해야 합니다.

또한 디지털 인쇄는 해당 인쇄소의 사이트에서 파일 업로드만 하면 알아서 인쇄해 준 후 빠르게 결과물을 받아볼 수 있습니다. 상당수의 인쇄소가 진행 과정을 실시간으로 공유해 주는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어 더욱 편하고, 전화 상담 시스템도 잘 되어있기 때문에 전송한 파일에 문제가 있다거나 하는 경우에도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래저래 가제본을 위해선 디지털 인쇄가 더 저렴하고, 빠르며, 소량인쇄도 편하여 많은 부분에서 강점이 있습니다.


5. 옵셋 인쇄의 활용법 참고하기

반면 옵셋 인쇄는 최종적으로 책을 인쇄할 때 선택합니다.

옵셋 인쇄를 통해 대량 인쇄를 처음 진행해 본다면 먼저 인터넷, 지인 소개 등을 통해 우리 책에 가장 적합한 후보 몇 곳을 선정합니다. 그리고 각각의 인쇄소에 이메일이나 전화 등을 통해 상담을 합니다. 이때 필요한 인쇄 사양을 잘 정리하여 전달하는 동시에 견적서도 요청합니다. 그렇게 모인 후보군의 견적 및 기타 사항에 대한 피드백을 받은 후엔 최종 선택을 합니다.

그런데 이때 대다수의 초보자들은 '그럼 대체 몇 권을 출간할 때 옵셋 인쇄를 선택해야 하나'라는 고민을 합니다. '소량 인쇄를 할 때 주로 하는 디지털 인쇄는 몇 권까지, 대량 인쇄를 할 때 선택하는 옵셋 인쇄는 몇 권부터'라고 딱 정해져 있는 기준은 없으니까요.

이에 대한 저자의 경험과 다른 경험자들의 사례를 모아 정량화하여 기준을 알려주자면, 옵셋 인쇄는 최소 500권 이상을 만들 때 선택하라는 것입니다. 반대로, 그보다 양이 적다면 디지털 인쇄를 하는 것이 인쇄비 총 합의 측면에서 더 합리적일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해당 사항을 파악해 보라 권합니다.

어떤 경우에는 100권만 제작해도 옵셋 인쇄가 더 이익일 수 있고, 어떤 경우에는 1000권을 제작해도 옵셋보다 디지털 인쇄가 더 나은 선택일 수 있습니다. 그러니 저자의 '그나마 조금이라도 정량화하여 공유하는 기준'은 참고만 하여 결정하기 바랍니다.


6. 인쇄 감리의 권리와 중요성 알기

옵셋 인쇄를 통해 대량의 책을 인쇄한다면, 계약 후 인쇄소에서 우리 책을 언제, 어디서, 몇 시부터 인쇄할지 스케줄을 공유해 줄 것입니다. 그러면 그 날짜에 담당자가 인쇄소에 직접 방문하여 감리를 진행합니다. 이때 거의 대부분 책을 디자인한 디자이너가 직접 감리를 가고, 기사님과 순차적으로 뽑아내는 샘플을 보며 최종적으로 컨펌을 합니다. 옵셋 인쇄를 통한 책은 한 번에 수 페이지씩 나누어 진행되며, 커다란 종이에 한 그룹의 페이지가 올려져 먼저 볼 수 있습니다. 이때 감리자는 자세히 확인하여 수정할 부분 등을 기사님과 상의하고, 기사님은 그 사항을 디지털 프로그램에서 조정하여 최종 인쇄를 합니다.


인쇄 감리는 대부분의 경우 디자이너가 직접 합니다. 즉, 디자인까지 스스로 하는 1인 출판사라면 대표가 직접 인쇄소에 가서 기사님의 안내에 따라 먼저 출력되는 한 장의 결과물을 보고 의견을 나눈 후 문제가 있을 시 조절을 하며 최종 인쇄를 하지요. 만약 생각보다 색감이 너무 진하게 나왔다 하면 기사님은 잉크 양의 조절 등을 통해 디자이너와 함께 최종 결과물을 다시 만들어내고 그 최종 컨펌에 따라 필요한 양을 모두 인쇄합니다. 이렇게 한 번에 몇 페이지씩의 분량을 계속 감리하면 아침에 시작해 저녁에 끝나는 경우가 대다수입니다.


그런데 간혹 디자이너에게 한 두 번의 샘플만 보여주며 빨리 돌아가길 은근히 눈치 주는 경우가 있습니다. 또한 가장 먼저 뽑아본 샘플을 보고 잉크량의 조정이나 흔들림 수정 등을 요청해도 귀찮은 마음에 '그건 이래서 안 된다, 저래서 안된다. 그러니 그냥 인쇄를 진행해야 한다'라고 압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자의 경우가 직접 경험한 사례죠.


그러나 이는 돈을 지불하고 인쇄를 믿고 맡긴 의뢰자의 감리 권리를 빼앗아가는 것일 수 있습니다. 그때그때의 상황에 따라 정말 수정이 불가하거나 더 이상의 감리가 의미 없을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상황을 잘 파악하고 감리자 스스로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면 상황에 대한 의견을 꼭 다시 개진해보아야 합니다.

실제로 가격은 높은 편이지만 결과물이 좋아 유명한 어떤 인쇄소의 경우, 아침 일찍부터 우리 책 제작만을 위한 스케줄을 잡고, 해가 져도 한 페이지도 빠짐없이 감리할 수 있게 하며, 작은 부분도 수정을 요청하면 최대한 반영하여 다시 샘플 인쇄를 진행하여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끌어내주기도 합니다.


그러므로 상황에 따라 너무 무리한 요구를 하지 않는 이상 인쇄소 측도 최대한 감리자를 도와 더 좋은 결과물을 만들어야 할 의무가 있으니, 미리 감리의 요령을 공부하여 실무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하길 바랍니다. 내가 잘 알아야 질문도, 수정 요청도, 협의도 잘할 수 있습니다.



꽤나 긴 글로 디지털 인쇄와 옵셋 인쇄에 대한 몇 가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그만큼 인쇄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상상하는 책을 손에 잡히는 책으로 구현해 주는 주체이기 때문이죠. 이외에도 책을 위한 인쇄 관련 사항은 매우 다양하나, 책을 통해 추후 더 자세히 나누도록 하겠습니다.


이번 주말엔 인쇄에 대해 리서치해보세요! 숙제입니다. ^_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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