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 출판을 위한 필수 사전 준비 (3)

함께 할 사람들은 누구?

by Cheersjoo

1인 출판을 한다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저처럼 작가, 디자이너, 편집자, 출판사 대표, 마케터 등의 역할을 모두 혼자 하는 경우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독립 출판의 개념에 가깝습니다. 1인 출판이 더 상위 개념이고, 그 하위의 개념 중 하나가 독립출판이라 정의 내리는 것이 더 옳기 때문에 시작부터 잘못된 이해가 자리하는 것이죠.


제가 정의하는 1인 출판의 정의는 '한 명의 사람이 출판사를 차려 대표로 운영한다'는 것이 핵심이에요. 그 형태를 중심으로 저처럼 정말 모든 것을 혼자 다 하기도 하고, 일반적인 출판사들처럼 각 포지션의 적임자를 리드하며 출판을 하기도 하는 거죠. 그래서 1인 출판사들 중엔 현업에서 오랜 경력을 쌓아온 편집자 출신 대표도 많고, 디자이너나 마케터 같은 다양한 배경을 가진 대표들이 즐비해요. 그래서 대표의 경험과 경력에 따라 어떤 지점에서 접근이 시작되는지, 어떤 점이 강점인지 모두 다르고요.


하지만 모두가 갖추어야 할 공통의 역량이 있어요. 바로 '이 프로젝트에는 어떤 역할들이 필요한가, 그리고 각각의 적임자는 누구인가'를 잘 판단할 수 있는 눈이에요. 다음은 책을 출판할 때 기본적으로 필요한 인력들입니다. 1인 출판 시 어떠한 역할을 하며, 또 어떻게 파트너십을 맺어 프로젝트 진행을 하는지 참고해 보세요.




1) 편집자

출판 기획의 상당 부분은 편집자에게서 좌우됩니다.

한 권의 책이 기획에서 출간까지 이어지는 전 과정을 총괄하며, 원고를 검토·교정·교열해 완성도를 높이고, 판면·제목·표지 등 시각적 요소를 결정해 출판물의 품질과 독자 도달을 책임지는 역할까지 합니다.


그래서 1인 출판을 할 경우 전문 편집자가 필요하다면 이러한 역할을 두루 해낼 수 있는 인력과 함께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말 그대로 1인 출판사는 모든 인력이 최소한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니 편집자의 역할은 더욱 커질 테고요.


2) 작가

작가야 말로 책을 출판하는 데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글의 근원이 작가에게서 시작되니까요.

그러한 이유로 어떠한 책을 기획 중이고 그에 적절한 작가를 후에 찾는 순서로 출판을 진행한다면, 다양한 리서치와 네트워크 등이 필요합니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적어도 프로젝트를 스타트할 때의 어려움만 생각한다면 좋은 글감을 가지고 있는 작가를 섭외하여 출판을 하는 것보다, 그와 반대의로 특정 기획에 맞는 작가를 찾는 것이 더 어려울 수 있습니다.


한편 요즘은 소셜 네트워크를 통해 작가를 먼저 섭외하고 그에 따른 출판 기획을 하는 경우도 많은 것이 현실인데요. 이는 책의 영향력이나 가치도 당연하지만, 실질적인 판매량과도 연관이 있어 일종의 새로운 작가 발굴 시스템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A라는 인플루언서가 있다고 해보죠. 그는 매우 많은 팔로워를 가지고 있어 책을 내기만 해도 많은 판매량을 올릴 것이라는 짐작을 하기 쉽습니다. 이러한 경우 출판사는 해당 인물에게 제안을 하여 함께 책을 출판하는 것입니다. 그러면 이미 수많은 팔로워가 있기 때문에 높은 판매 부수를 기대하기 더 수월한 것이죠. 물론 이러한 방식이 기형적으로 변형되어 내용은 부실하고 개인의 유명세에만 기댄 책들도 심심치 않게 보입니다. 아예 이런 식으로 수익만 목적으로 하며 작가를 발굴하고 출판사를 이끌어가는 곳들도 있습니다. 몇 년이고 갈고닦은 가치 있는 책 보다 부실해도 판매율이 높을 것 같은 책들만 계속 출판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경계해야 할 지점은 이러한 방식의 작가 발굴에 늘 그늘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입니다. 인플루언서는 각자가 분명한 가치를 가지고 있고, 그 가치에 반응하는 사람들이 있으며, 그래서 출판을 좋은 방향으로 이끌어 간다면 세상에 훌륭한 작가 한 명이 또 탄생할 수 있으니 말입니다. 누군가의 유명세를 시작으로 출판을 하는 것이 나쁜 게 아니라, 안 좋은 방식으로 그 유명세를 활용하는 출판이 안 좋은 것임을 기억하세요.


그 외에도 작가는 세상 곳곳에 다양하게 확대되어 있습니다. 이미 출판 경험이 있고 그래서 유명세가 있는 작가들만 작가라 할 수 없는 시대죠. 그러니 가까운 가족과 지인부터 머나먼 세상에 사는 누군가까지, 혼자 이끌어가는 출판사와 함께할 수 있는 예비 작가라면 용기를 내어 연락해 보기 바랍니다.


3) 마케터

1인 출판사는 규모적 측면 때문에 어려운 점이 많이 존재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출판과 판매를 하다 보면 피부로 가장 와닿는 가장 힘든 부분이 마케팅인 것 같습니다. 이는 책을 좋아한다고만 되는 것도 아니고, 출판사를 다녀보았다고만 되는 것도 아닙니다. 책도 책이지만, 마켓과 독자에 대한 이해가 우선되어야 하지요. 책이라는 제품으로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여 지갑이 열리게끔 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상당수의 1인 출판사는 '그냥 판매 더 많이 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내면 되는 것 아닐까? 지금 당장 눈에 보이는 곳에도 쓸 돈이나 여력이 없는데 마케팅비까지 어떻게 집행하지?'라는 생각으로 대표가 그 짐을 어설프게 지려 합니다.


물론 상황에 따라 정말 어쩔 수 없는 경우도 있겠지요. 하지만 북 마케터는 다른 분야들에 비해서도 차별되는 역량을 요구하는 자리이므로, 가능하다면 프리랜서 마케터와 짧은 협업이라도 진행해 보길 권합니다.

많이들 아시겠지만 출판 수익만으로 생활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매우 한정적입니다. 그만큼 출판 시장의 시스템과 기타 문제들이 출판사와 작가에게 정당한 수익을 올리기 힘들도록 자리 잡혀 있지요. 그러한 측면에서 1인 출판사들은 최소한이라도 출판 전문 마케터의 도움을 받아보면 좋겠습니다.

4) 디자이너

출판의 모든 과정 중 디자인은 가장 특화된 분야일 것입니다.

요즘은 전공을 하지 않은 사람도 완성도 높은 디자인을 할 수 있도록 많은 플랫폼이 발달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자인에 대한 이해 자체가 부족하다면 다소 복잡한 제작 과정을 가진 출판 편집 디자인을 유연하게 이끌어가기 어렵습니다. 또한 디자인은 단기간에 습득할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특히 더 전문가와 함께 하는 것이 효율적입니다.


다행히 디자인 분야는 프로젝트별로 함께할 수 있는 프리랜서 및 에이전시 시스템이 잘 갖추어져 있습니다. 그러므로 가능한 한 전문 디자이너와 함께 프로젝트를 진행하길 권장합니다. (앞으로 출간할 제 책은 모든 과정을 모두 스스로 하는 1인 출판을 기준으로 안내하기 때문에 간략하게나마 디자인 툴 다루는 방법까지 소개하지만, 전혀 경험이 없는 분이라면 전문가에게 맡기시는 것도 현실적인 방안으로 추천합니다.)


한편 책에서의 디자인은 독자들이 첫눈에 흥미를 느끼게 할 수 있는 매우 직접적이고 중요한 매개체입니다. 매대에 깔려있는 수많은 책들의 표지들 중 매력적인 디자인에 자연히 손이 먼저 가는 것처럼요. 우리 책을 독자들이 들여다봐줄 기회가 더 많아지는 것입니다.


그러니 좋은 디자인을 갖춘 책이 판매율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을 이해하고 신경 쓰길 바랍니다.


5) 영업

1인 출판사 '터틀넥 프레스'의 대표님이 지은 책 속에서는 '경부선 출장'이라는 말이 등장합니다. 이는 책이 출간된 후 영업과 홍보를 위해 경부선으로 도착하는 여러 지역 서점들을 쫙~ 방문하는 것을 뜻하죠. 즉 발로 뛰고 서점 담당자들과 직접 대화를 나누며 책을 적극적으로 영업하는 것입니다.

하루에도 수많은 신간이 쏟아져 나오는 출판계에서 수동적인 영업은 대부분 좋지 않은 결과를 냅니다. 간혹 입소문이나 특별한 계기로 인해 많은 판매량 달성하는 경우도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문 사례입니다. 적극적으로 영업하고 뛰어들어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이 또한 네트워크와 경험, 그리고 요령이 필요하죠. 그러니 영업 또한 여력이 된다면 전문가와 함께 협업을 통해 진행하길 권합니다.




이외에도 상황에 따라, 출판 기획에 따라 필요한 인력은 매우 다양하게 변화합니다.

팩트 체크가 중요한 책이라면 검수해 줄 전문가 섭외도 필요할 것이며, 표지 제목을 캘러그래피로 하고 싶다면 전문 캘러그래퍼도 섭외해야 할 것입니다. 마케팅의 방법으로 콘텐츠 운영이 중요하다면 해당 분야의 전문가나 에이전시와의 계약도 중요합니다. 모든 책의 마무리를 담당하는 교정, 교열 전문가도 늘 중요한 인력임은 당연하고요. 이는 대표가 편집자 출신이라 해도 전문가에게 맡길 필요성이 다분한 과정이니까요.


이처럼 1인 출판 또한 하나의 큰 출판사와 거의 같은 구성 인원이 필요하곤 합니다.

모든 것을 대표가 다 할 수도 있지만 그건 특별한 경우지요. (저 또한 어떤 책은 모든 과정을 혼자 다 하지만, 어떤 책은 협업을 통해 진행하곤 합니다. 그때그때 다릅니다.) 그러므로 1인 출판의 정의를 먼저 제대로 이해하고, 그 후엔 프로젝트에 따라 어떠한 구성원들이 팀을 이루어야 하는지 빌딩 할 수 있는 노하우를 미리 공부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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