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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요일 한풀이 매거진을 마무리 지으며 (주연의 시선)

그동안 있었던 일, 지나고 보니 목요 한풀이가 가졌던 의미

달랑   쓰고 이게 무슨 ..?


브런치 글로 쓰기 시작한 건 얼마 안 됐지만,

윤아와 나는 2021년 10월 7일부터 '미라클 모닝'이라는 이름으로 꽤 오랜 시간 이 미팅을 진행하였다.


더 거슬러 올라가 보면 2013~14년 경 서울 시내 여러 곳에 러닝 동호회들이 있었는데,

윤아와 나는 각각 다른 동호회 소속이었지만

당시 다양한 행사에서 마주치다가 동갑인 것을 알게 되었고,

대학원생 그리고 의료보건 계통이라는 공통된 신분 덕분에 더 가까워졌다.


윤아와 나는 둘 다 스타트업 씬에 관심이 많았고,

각각 크고 작은 경험을 하며 이따금씩 한풀이를 하는 사이로 발전되었다.


그러다 오랜만에 점심을 먹으며, 미라클 모닝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긴 서두로 시작했지만 오늘 글의 핵심은 우리가 목요 한풀이 매거진을 마무리 짓게 되었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목요 한풀이를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지지난주 주말, 이태원에서 오랜만에 같이 밥을 먹으면서 근황 토크를 했는데
우리 둘 다 1년 전과 달리 생산적인 에너지로 가득 차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윤아는 그 사이 새로운 회사로 이직을 했고,

나는 대학원 연구실을 병행하면서 심적으로 잘 맞는 사람들과 일을 하게 되었고

각종 업무 관련 챌린지를 수행하며 일에 몰입하고 있었다.

그래서 한풀이는 이쯤에서 종료해도 될 것 같다.


하지만 취업 중 과도기를 거치는 중이거나, 학업 중, 작은 회사를 창업한 대표 등 사회적 연대가 없어서 불안한 순간에 적용해보면 괜찮은 티타임-관계 같아서 지난 8-9개월을 스텝별로 돌이켜보며 마무리 지으려고 한다.




#1.

생각해보면 처음 윤아와 내가 미라클 모닝이라고 주제를 정하고 목요일 아침 7시마다 만났던 이유는

답답함을 토로하고 싶어서였다.

창업 후 현실적으로 부딪히는 어려움, 불만,

무엇보다 내가 지금 잘하고 있는지 이야기할 상대가 필요했던 것도 같다.

프리랜서, 작은 창업 회사이기에 가졌던 불안함을 윤아랑 이야기하다 보면 그래도 편안했다.


업계에 대한 부연 설명을 덜 해도 되고, 공감할 수 있는 친구.

그게 가능하려면 매주 일어난 일을 트래킹 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에 일주일에 1번 만나서 이야기 나누는 것이 좋았다.



#2.

그러다 이 패턴이 조금 루즈해지는 순간이 왔고,

그때는 우리 둘 다 현실에 대한 불만 이야기에서 다음 단계로 넘어가야 했다.

소모될 뿐, 미라클 한 아침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아서다.


그래서 질문을 하나씩 가져와보기로 했다.

삶과 관련된 중요한 의미를 화두로 2주에 한 번씩 이야기를 해보자.


 '어떤 사람과 같이 일하고 싶어'
'돈이 많으면 어떻게 쓰고 싶어?'
등등


이때 나는 현실은 힘들어도 그다음 목표를 생각하면서 리프레시하는 기간으로

미라클 모닝 미팅을 사용했다.

그러다 윤아가 직장 관련으로 일을 해결하며 우리는 잠깐 휴식기를 가지기로 했다.



#3.

바쁜 와중에 진지한 생각을 매번 하기란 쉽지 않았다.

둘 다 계속된 일정이 있고, 잠 못 들어서 아침에 일어나기 힘든 날도 있었고,

점점 미팅은 다양한 이유로 미뤄졌다.


그래서 약간의 강제성을 띄어보자며 '내용을 적어보자'는 아이디어가 나왔고

브런치 매거진이 시작되었다.

좀 더 재밌는 내용으로 이야기 나눠보자는 말에 윌 스미스 사태를 첫 매거진 주제로 삼고 이야기를 나눴다.

흥미로웠고 글로 정리하면서 새로웠다.


하지만 이맘때 나는 병원 실습을 나가야 했고, 매일 나오는 과제와 연구, 그리고 일을 병행하기 바빠서

오전 7시 미팅이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이번엔 내가 휴식기를 요청하면서 스텝 3도 마무리되었다.






다양한 방해 요소가 있었음에도 윤아와 내가 이 미라클 모닝을 이어갔던 이유가 뭘까?

정리하면서도 답이 나오진 않았다.

(윤아야 왜 나랑 같이 하자고 하고 이어갔니? ㅎㅎ)


하지만 이 과정을 윤아와 같이 하면서

일, 친구와 또 다른 형태의 관계가 형성된 것 같고 그것이 신기하다.


우리가 일을 같이 해본 적도 없지만

아마도 자신과 같은 직군인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는 마음,

약간 엇나간 것을 좋아해도 괜찮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은 마음,

그리고 일에서 성취감을 찾는 모습이 비슷해서

이 관계를 이어 가고 싶어 했던 것은 아닐까.. 생각해본다.



그렇게 새롭게 시작될 매거진은 'Ooh! (Out of hospital)'으로,

헬스케어 리뷰와 병원에서 나온 보건의료계통 종사자로서 콘텐츠를 만들어 나가 볼 예정이다.

우리의 대화를 재미있게 보셨다면, Ooh! 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셨으면 좋겠다.


https://brunch.co.kr/magazine/out-of-hospit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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