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사과정을 마치고 다른 전공으로 파트 석사를 다시 시작했을 때, 나는 왜 박사가 아닌 석사과정을 할까에 대한 생각에 답을 내리지 못했다.
그저 마음이 왠지 그래야 할 것 같아서 석사과정을 들어갔었다. 이제 1년을 다니고 보니 그 이유를 어렴풋이 알 것 같다.
해당 전공을 알고 싶다 정도의 마음이었지 연구에 4-5년을 쏟을 만큼 그 분야가 확고한지 확신이 아직 없었기 때문이다.
이제 1년 공부하고 졸업을 위한 논문을 준비하면서 학사를 마쳤을 때보다, 첫 석사를 마쳤을 때보다 더 내가 관심 있는 분야를 구체화해서 떠올릴 수 있게 되었다. 필요한 것들, 이런 연구를 진행하는 다른 연구자들 등 이제 대충 지도를 볼 줄 알기 시작한 느낌이랄까.
요즘 시대는 대학원보다 실무가 더 중요하다, 가방끈 길어도 예전 같지 않다 등의 얘기를 쉽게 한다. 하지만 알고 싶어서 택했던 대학원 생활 두 곳 다 나에게는 큰 경험이자 망망대해에 구명조끼 던져주는 교수님들과 동료들 덕분에 하나씩 헤엄쳐나가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 전공과 전공을 이어가는 과정은 어렵고 힘들지만 직감으로 시작한 두 번째 석사 역시 좋은 선택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