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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May 14. 2019

윤지오가 뭘 독점했다고?

장자연 사건의 핵심은 무엇인가

2019년 4월 23일




진실공방이라 확신을 가지고 말하기 어렵긴 하지만


1. 김수민 작가가 주장하는 모든 내용이 사실이었다 하더라도 (윤지오씨는 그것조차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윤지오씨가 다른 매체, 혹은 검찰과 경찰에서 했던 증언이 모두 거짓이라고 볼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김수민 작가가 수사기관도 아니고, 자기나름의 검증을 거쳐 당장 증언을 보도할 수 있는 역량과 신뢰를 갖춘 언론인도 아니고, 나로서는 딱히 엄밀한 증언을 해야 할 이유를 찾기 어렵다.


2. 그런 점에서 윤지오씨가 검찰과 경찰 조사에서 했던 증언이 더 중요하다. 윤지오씨 뿐만 아니라 어떤 사건이든 증인이 100% 정확한 기억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니다. 신빙성 있는 증언과 없는 증언을 구분하는 것이 사법기관이 하는 일이다. 결국 검찰이 수사 똑바로 하면 해결된다.


3. 그럼 김수민 작가와 박훈 변호사의 문제제기에서 남는 건 윤지오씨가 고 장자연 배우의 죽음을 이용해서 이익을 취하고 있다는 것뿐이다. 
이 문제는 사람마다 판단이 다를 수 있는데 난 후원금을 얼마나 모았는지와 관계없이 대체 윤지오씨가 취한 이익이 무엇인지 의문이다. 장자연 배우의 죽음을 독점했다는 문장은 무슨 소리인지 이해조차 되지 않는다. 윤지오씨의 증언은 장자연 사건에 대한 재수사 촉구 여론을 추동했고 그건 독점과 정반대의 결과 아닌가..? 

4. 최대한 상상력을 발휘해서 윤지오씨 증언이 죄다 거짓말인 경우를 가정하면, 두 가지 정도 가능성이 있겠다. 하나는 윤지오씨가 2009년의 사건에 대해 아무 것도 모르지만 대중의 관심을 받고 싶어하는 관종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관종이면 유튜브를 하는 게 낫지 않았을까...? 불안감에 숨어 지내고 항상 경호인력이 따라 붙을 수밖에 없는 선택을 한 사람이 관종인지는 의문이다. 

두 번째는 윤지오씨가 2009년의 사건에 대해 잘 모르지만, 혹은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있지만, 모종의 이유로 거짓말을 해서라도 장자연 사건에 대한 사회적 여론을 환기하겠다고 결심했을 경우다. 그런데 이 가능성을 확인하는 방법은 검찰이 윤지오씨 증언을 잘 검증하는 것이다. 결론은 같다.

5. 물론 윤지오씨의 증언에 잘못된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 10년 전 일인데 당연하지 않나. 기억해야 할 점은 윤지오씨 증언만이 2009년 사건의 유일한 증거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른 증거, 증인, 증언이 워낙 가려져있다보니 윤지오씨만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게 문제라면 문제겠다. 이번 고발건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 얼마 전 박준영 변호사가 김학의, 장자연 사건에 대해 철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했는데 100% 동의한다. 검증을 거친 증거와 증언만이 그 증거와 증언을 내놓은 사람들이 원하는 결과로 다가가는 길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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