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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May 14. 2019

학교를 학원으로 만들자는 매일경제

몰랐으면 무능한 거고 알았으면 나쁜 거지

2019년 4월 24일



매일경제는 참 여러 명의 기자가 붙어서 참담한 기사를 길게도 써놨다. 교사들 사이에 경쟁이 없어서 공교육이 사교육에 백기를 들었나. 사교육이 입시에 유리하고 교육이 입시와 동의어가 되다시피 하니까 공교육이 사교육과의 시간경쟁에서 밀리는 것이다.


이 기사는 정말 질이 나쁜 게 교사집단에 대한 반감을 선동하기 위해 가짜뉴스의 원리를 활용한다. 즉, 어떤 진실은 함구하고 일부의 진실을 나열한 뒤 딴소리로 결론내리는 것이다. 공교육이 사교육에 밀리는 것이 입시 때문이라는 점은 말하지 않고, 학생의 수업선택권이나 교원의 전문성 향상을 위한 지원과 관리 부족처럼 실제 개선이 필요한 문제들을 나열한다. 그리고 이걸 해결하기 위한 방법이 짜잔, 교사들 정년 없애고 휴복직 맘대로 못하게 하고 연가도 맘대로 쓰지 못하게 하라는 것이다.

이건 교사들 만큼의 복지를 누리지 못하는 다른 직군의 사람들로 하여금 교사들은 임고만 통과하면 능력도 없는데 꿀만 빨고 있다는 이미지를 갖게 만든다. 정말 악의적인 선동이다. 교원 정년을 철폐하면 학생의 수업선택권이 생기고 교원의 전문성이 자동으로 향상되나? 이 기사의 논리대로라면 경쟁을 통해 사교육에게 밀리지 않는 교사가 된다는 것은 교사들이 사교육 만큼 입시에 기여해야 한다는 뜻이다. 결국 교사의 전문성은 입시고, 공교육은 학원이 되라는 게 이 기사의 주장이다. 

소위 자격미달인 교사들을 어떻게 제대로 일하게 만들 것인가, 교사의 전문성이란 무엇인가라는 고민은 일절 없고 심지어 공교육과 사교육이 무엇이 달라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 하나 없고 결론이 '정년 없애고 경쟁시키자'뿐이다. 

무엇이 바람직한가에 대한 고민은 사라지고 많은 이들의 욕망만 충족시키면 그만이라는, 그 길의 끝에 무엇이 있을지는 이 기사를 보면 알 수 있다. 공론에 도움은 안되지만 클릭을 유도하는 아무말을
 이렇게 여러 명의 기자가 붙어서 써내고 있지 않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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