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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어쩌다 PD Jan 31. 2020

뉴스가 나랑 대체 무슨 상관이람

시사방송들이 재미가 없다


기획안을 받는 시기라 뭐라도 내긴 해야겠는데, 기획의도를 쓰다보니 그저 투덜이가 되어버린 느낌의 문장들이 많더라. 써놓은 김에 올려둔다. 요컨대 요즘 시사방송들이 별 재미가 없다는 소리다.


뉴스가 둥둥 떠다닌다


대체 이게 나랑 무슨 상관이람. 뉴스를 봐도 이게 왜 중요한지 도무지 와 닿지가 않는다. 검경 수사권 조정이 되면 내 삶은 어떻게 달라지나. 월급 평생 모아도 서울에 집을 못사는데 왜이렇게 서울 부동산 이야기가 나올까. 태평양에선 거북이가 플라스틱 쓰레기 때문에 죽는다는데 나는 왜 배달음식을 끊을 수가 없을까. 포털뉴스를 도배하는 저 이슈들을 내 삶과 밀착시켜주는 방송은 왜 찾기가 어려운 걸까.   

   

뉴스인데 새로움이 없다    


하루 세 명씩 죽어나가는 노동자들, 미세먼지엔 호들갑, 지구온난화의 심각성엔 고개를 끄덕여도 정작 탈석탄 하나 못하는 정부, 생활고로 굶어죽는 사람들, 스트레스에 자살하는 10대들, 중학교도 마치기 힘든 장애인들, 혐오와 차별에 노출된 소수자들, 몇 십 년째 고통 받는 과거사 문제 피해자들.. 변하지 않는 사회문제 때문에 발생하는 고통은 현재진행형이다. 하지만 이런 이슈들은 ‘한번 다 했던 얘기’라는 이유로 뉴스면에서 밀려나고 그 자리는 일주일, 아니 이틀만 지나도 의미 없어지는 정치인들 말싸움이 차지한다. 평소엔 정치권 이슈로, 고유정, 일본 불매운동, 조국, 코로나 바이러스 같은 대형이슈가 터지면 터지는 대로 시사 프로그램 아이템은 천편일률적이다. 남는 건 누가 더 핫한 사람 섭외하느냐의 경쟁뿐이니 여기엔 아무런 새로움이 없다.     


새로움은 사람과 이야기로부터 나온다     


오래된 문제, 반복되는 이슈에 새로움을 더하는 것은 이야기, 또는 이야기를 가진 사람이다. 어떻게 얘기해도 재미없다는 기후변화 문제에 그나마 관심을 모으게 한 건 툰베리고, 십수 년째 꿈쩍도 않던 산안법을 조금이나마 바꿔낸 건 ‘문재인 대통령 만납시다’라는 피켓을 들었던 김용균이었다. 우리의 일상과 밀접하지만 ‘변한 게 없다’ ‘결국 똑같은 구조가 문제다’라는 이유로 관심을 받지 못하는 이슈에 숨을 불어넣는 건, 역시 사람과 이야기가 아닐까.


거창하게 말하면 내러티브 저널리즘 어쩌구 하는 걸 언젠가는 방송에서도 해보고 싶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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