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와 스토리텔링
빅데이터와 스토리텔링
미국 정보기술(IT) 채용 시장에서 최고 관심사는 데이터 전문가다. 최근 IBM이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까지 이들의 수요는 현재보다 28%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금융 마케팅 보험 등 대부분 업종에서 이들을 필요로 하고 있다. 인공지능(AI)이 본격 도입되면 이들의 값어치는 더 높아질 것이다. 데이터 전문가의 연봉도 천정부지로 올라가고 있다. 웬만한 대졸자 초봉이 10만달러를 넘는다. 전성기 뉴욕 월스트리트 애널리스트들을 방불케 한다.
미국만이 아니다. 모든 국가 기업에서 이들에 대한 수요는 절대적이다. 기업들은 빅데이터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 이미 모든 상품과 서비스가 개별 소비자 중심으로 변했다.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만이 살아남는 시대다. 이런 상품을 만들려면 데이터가 기반이 돼야 한다. 구글이나 아마존이 데이터 기업이란 얘기도 여기서 나온다.
하지만 괜찮은 데이터 인재를 찾는 것은 하늘의 별 따기다. 각종 데이터를 모으고 결합하고 분석하는 것이 이들의 주요 업무다. 마치 유전에서 원유를 채굴하는 작업과 같다. 데이터에서 얻은 통찰력을 구체적으로 맞춤형 비즈니스로 전환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현상을 설명하는 데 그치는 데이터는 별 쓸모가 없다. 빅데이터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도 따로 있다.
무엇보다 데이터의 힘은 소비자와 소통하는 데 있다. 소비자가 구매 의욕을 가질 상품을 제시해야 한다. 구글의 경제학자 베리안은 데이터 전문가의 임무는 “데이터에서 가치를 찾아내 시각화하고 스토리를 통해 소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구글이 인터넷 지도에서 길 찾기를 제공하는 게 초기 스토리 단계라면 페이스북이나 유튜브가 사용자 성향을 분석해 맞춤형 광고를 제공하는 것은 새로운 스토리텔링이다. 던킨이나 스타벅스 등도 소비자 성향을 시각화해 마케팅에 활용하고 있다.
개개인에게 각기 다른 스토리를 제공한다면 금상첨화다. 구글이나 아마존이 도전하는 것도 이런 분야다. 디지털 스토리텔링 기업이 되겠다는 것이다.
정작 데이터를 해석하고 통찰하며 소비자와 커뮤니케이션하는 데 도움이 되는 학문은 인문학이다. 데이터의 단순한 해석만으론 성패가 나지 않기 때문이다. “충분한 데이터만 있으면 데이터는 스스로 말을 한다”는 주장도 있다. 그 말을 이해하고 전하는 게 더 중요한 시대가 다가온다. 이럴수록 인문학의 중요성도 커지고 있다. 인간을 한층 더 깊이 이해해야 하기 때문이다.
오춘호 국제선임기자 ohchoon@hankyung.com
단지 현상만 보는 것은 중요하지 않다.
데이터를 통한 이면을 보는 것이 중요하다.
데이터를 보면 현상이 보이고 현상을 통해 이유를 도출해 낼 수 있다.
편의점에 팔리는 물건이 어떤 것인지에 대해 빅데이터 수집을 하지 않았을 때는 보이지 않았던 것이 보인다.
편의점에서 요쿠르트가 팔린다.
요쿠르트는 사실 먹는 연령대가 어린이라고 보는 경향이 많다.
그런데 편의점에 요쿠르트는 팔리지 않아야 정상이다.
편의점은 젊은이들이 많이 다니는 곳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요쿠르트가 많이 팔리고 있고 그 연령대가 젊은 여성인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 빅데이터를 통한 결과였다.
그렇다면 이 현상을 가지고 통찰을 할 수 없는 사람은 어떤 사람들인가?
왜 팔리는지에 대한 이면을 들여다 볼 수 없는 사람들이다.
그러나 통찰을 할 수 있는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왜 팔리는지를 추론할 수 잇는 사람들이다.
왜 젊은 여성들이 사 먹지?
여기까지 보면 알 수 없다.
얼마만큼을 사는지 알아야 한다.
한 개 또는 두 개 단위를 사는 것이 아니라 한 줄을 사간다는 것이 빅데이터를 통한 결과였다.
그럼 그들이 어떻게 먹는가 보니 줄줄이 빨대를 꽂아 먹는다는 것이다.
아하! 젊은 여성들이 요쿠르트를 좋아하는구나.
그들은 어렸을 적 요쿠르트를 먹고 자라 성인이 되었다.
어렷을적부터 먹던 음식을 커서도 먹는구나.
그런데 요쿠르트의 양은 어렸을 적과 동일하구나.
그러니 많은 양의 요쿠르트를 사서 한꺼번에 줄줄이 빨대를 꽂아 먹는구나.
그래서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요쿠르트를 파는 기업에 대형 요쿠르트를 만들라는 제안을 하게 되엇다.
물론 요쿠르트를 만드는 기업은 이런 것을 알리 없었고 반신반의 했지만 한번 만들어나 보자는 생각에 만들었다가 대박을 치게 되었다.
소위 니치마켓을 알아낸 것이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정주영 회장은 통찰력이 뛰어나기로 유명하다.
청와대에서 박정희 대통령이 삼성에 소양강 댐을 만들라는 오더를 내린 것을 알았다.
그러자 정주영 회장은 압구정동의 땅을 사라 얘기했다.
왜냐하면 강남은 항상 상습침수지역이었는데 삼성이 소양강 댐을 만들면 서울 중에서 강남이 질퍽거리는 갈대밭이 아니라 온전한 땅이 될 것을 추론했기 때문이다.
미리 강남 개발 계획을 알았을 수도 잇지만 그 분의 성향으로 그정도는 충분히 추론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인문학은 문학, 철학, 역사등을 다루는 학문이다.
시대를 알고 사람을 알고 본질을 알아야 AI시대에서도 살아남는다.
AI가 인간의 직업을 빼앗는 것은 단순 반복적이고 순간의 판단을 요하는 것을 모조리 빼앗을 것이다.
그러나 그런 노동은 마치 산업혁명이 터지며 등짐을 지게에 지고 산에서 나무하는 직업을 없애는 것처럼 당연해질 것이다.
지금도 그런 일은 더럽고 힘들고 어려워서 안 하지 않나?
그러니 그런 일은 외국인들이 주로 한다.
그런 직업 없어지는 것은 시대적 과정이고 그런 직업이 아닌 좀 더 인간다운 직업을 찾으려면 인문학을 해야 한다.
물론 인문학을 한다고 사람이 통찰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JD 부자연구소
소장 조던
http://cafe.daum.net/jordan7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