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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냐오냐 키운 금쪽이에게 고려장을 당하다.

한국의 출산율 감소와 노인 빈곤율 상승

by 김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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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사람들의 자식을 향한 집착과 사랑은 상상을 초월한다. 고생을 향한 40, 50대의 증오가 자식에게 투영되어 오냐오냐 키워놨더니, 석박사 학위를 받은 자식들은 부모의 등골 만을 뽑아 먹으며, 할 줄 아는 일은 없고, 끈기와 근성은 없고, 귀찮은 것은 싫고, 꼰대 상사가 너무 싫고, 아침 일찍 출근하기 싫고, 유투브에 영상 쪼가리, 쓰레드에 글이나 싸지르며 취업은 안 하고 부모의 신용카드로 여행만을 다닌다.


공동체주의를 밟고 개인주의를 한계 없이 팽창해서 청년 자살률 1위 노인빈곤율 1위 국가가 탄생한다. 사랑의 과잉이 결핍의 결핍이 괴물을 대량으로 찍어내 국가가 침몰한다.


공공선과 사회의 질서에 대한 담론은 없고, 보수주의에 대한 실마리도 모르는 사람들이 우파를 자처하며, 요건이 갖춰지지도 않은 계엄령을 일으킨 정신병자에게 자기-동일성을 느끼고 있다.


개인은 우주의 중심이 아니다.


놀이터에 나가서 흙도 만져보고 살도 까져보고 뼈도 부러져보고 친구도 사귀며 서로 질투도하고 미워도 하고 화해도 하고 따돌리기도 하고 극복도하면서 정치적 덕성을 길러야 한다. 부모가 사사건건 나서서 상대 어린이에게 복수를 대신해 주고, 자신의 자녀가 우주의 중심이라는 듯이 이기주의를 심고 나면, 대학원씩이나 졸업한 20대 후반의 청년은 취업도 연애도 결혼도 하지 않는다.


자신이 우주의 중심이 아닌데 우주의 중심인 줄 착각하는 공주병 왕자병에 결려있기 때문이다. 학습을 게을리해서 편의점에서 알바를 하지만 스스로 대단한 존재라 착각해 예술을 한다.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쓰고 작곡을 한다. 개나 소나 너도나도 야나두.


개인성의 확장이 문화의 번영을 가져오리라 생각했지만 인간의 유아성과 게으름을 자극해 혼인율과 취업률을 급감시켜 우리의 소중한 도련님들은 서로 상대의 성을 미워하고 과잉 사랑으로 길러준 부모의 카드로 간지 나게 취업준비만 십 년 하며 꼴에 부모를 증오한다. 그리고 유산을 상속받고는 고려장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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