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15일

가장 좋아하는 것

by 좀좀

나는 오랜 LG 트윈스의 팬이다. 재작년에 이어 올해도 통합 우승을 이뤄내서 나의 팀이 대견하고 감사했던 한 해였다. 우승 기념으로 염경엽 감독과 김현수 선수가 유퀴즈에 출연을 했었는데, 그 영상을 오늘 보게 됐다. 엄청난 노력을 통해서 최고의 결과를 이뤄낸 두 사람의 인터뷰가 나에게 말해주는 것이 참 많았다.

그중에서도 야구선수는 야구가 가장 재밌어야 한다는 말이 내 머리와 가슴에 가장 와닿았다. 염경엽 감독은 선수로 뛰던 시절에 그다지 성적이 좋지 못했는데, 그 가장 큰 이유는 야구가 아닌 다른 것에 관심을 갖고, 연습을 게을리해서 더 이상 성장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찌 보면 당연한 것인데, 왜 그렇게 나에게 와닿았을까?


과거 큰 조직에서 일을 했었던 시절이 떠올랐다. 그때는 일 뿐만 아니라 여가 시간에 무엇을 할지도 나에게 중요한 의미였다. 어떤 때는 일보다도 더 그쪽에 실질적인 관심이 있었던 적도 있는 것 같다. 사진도 찍고, 그림도 그려보고, 글도 쓰고, 작곡도 도전해 보고... 참 많은 시도들을 했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어찌 됐든 재미있었고, 그것이 일하는데 또 다른 에너지를 주기도 했다.

그런데 스타트업에서 일을 하게 되면서 이 상황이 많이 바뀌었다. 일하는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쓰다 보니, 다른 것에 관심을 기울일 틈이 거의 다 없어졌기 때문이다. 나에게는 참 아쉬운 일이었다. 내가 하고 싶고, 관심 있는 일을 하려고 큰 결심을 해서 IT 스타트업을 선택했는데, 그러고 나니 내가 좋아했던 것들을 전혀 못하게 되는 상황이 꽤 아이러니하다고 느껴지기도 했다.


오늘 염경엽 감독의 말을 들으면서, 이게 당연했다는 걸 새삼 깨달았다. 내가 해야 할 일이, 내가 하고 싶은 일이 가장 재미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스스로 동기부여가 되기 어렵다. 일 자체를 그렇게 좋아하고 재밌게 하기는 어려울지라도, 적어도 내가 만들고 있는 서비스, 내가 일하고 있는 회사와 브랜드는 내가 가장 좋아하고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 아닐까? 그것이 잘 될 수 있도록 늘 고민하고 실행하는 것이 IT 스타트업에서 일하는 사람의 숙명이다.


하루에 2,500개의 스윙을 연습한 김현수 선수처럼, 하루에 2,500번 이상 내 서비스를 어떻게 하면 더 가치 있게 만들지를 생각해야겠다. 나도 유퀴즈 한 번 나가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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