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1월 24일

적당히 추상적이고, 적당히 구체적인

by 좀좀

PM으로 일을 하다 보면, 내가 원하는 바를 적당히 구체적으로, 그렇지만 적당히 추상적으로 전달하는 방법을 터득해야 한다. 너무 추상적이면 내가 생각하는 바를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하기가 어렵고, 또 너무 구체적이면 완벽하지 않은 것을 가지고 팀원들을 갇히게 만들 수가 있다.

나는 먼저 생각한 것들을 글로 쓰는 편이다. 되도록이면 그림을 먼저 그리려고 하지 않는다. 나 자신도 그 틀 안에 갇혀버리는 경우가 생기기 때문이다. 글은 보는 사람에 따라서 이렇게 해석이 되기도 하고, 또 내가 쓴 글도 시간이 지나서 다시 보면 새로운 방향이 생각날 때도 있다. 하지만 조금만 복잡한 플로우를 가진 피쳐를 기획하다 보면, 글만으로는 내용을 다 전달하기 부족할 때가 있다. 이럴 때는 레퍼런스를 찾아보려고 한다. 레퍼런스는 이런 '느낌'을 예시로 잘 보여줄 수 있는 수단이다. 처음엔 레퍼런스는 완전하게 디자인된 이미지이기 때문에 더 갇히게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하기도 했지만, 실제로 보는 사람은 '아, 이런 느낌?!' 정도로 받아들이는 경우가 많았다.

오늘 또 다른 형태의 방법을 알게 됐다. Shape up이라는 방법론을 읽다가 확인한 Breadboarding 방식이다. 이는 전자 회로도 보드(빵판)에 전선과 주요 부품을 꼽듯이, 각 요소들을 플로우로 연결시키는 작업이다. 이렇게 하면 중간중간에 비어있는 곳이나 연결성이 약하거나 보완이 필요한 것들이 잘 보이면서도 충분히 러프하게 생각을 전달할 수 있을 것 같다.

사람들은 한 가지 사물을 보고도 서로 다른 감정을 느끼고, 서로 다른 방향에서 해석한다. 이를 비슷하게 하나의 뷰로 바라보고, 해석할 수 있도록 해서 더 정확히, 더 빠르게 결과물이 나올 수 있도록 하는 것도 PM의 역할 중 하나이다.

작가의 이전글2025년 11월 20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