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1월 13일

정해지지 않은 것을 정하는 것

by 좀좀

정해진 일을 그냥 하는 것은 쉽다. 그런데 그 일을 더 빠르게 잘하는 것은 쉽지만은 않은 일이다. 그리고 정해지지 않은 일을 정해서 하는 것은 꽤나 어려운 일이다. 내가 해야 할 일이 정해졌고, 그 일을 어떻게 더 잘할지에 대해서 고민하는 작업도 시간이 꽤나 걸린다. 어떻게 구현하는 것이 임팩트가 클지, 어디까지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 일지, 때로는 할 일이나 목표는 정해졌는데 그걸 어떻게 구현하는 게 맞는지 고민하는데도 굉장히 많은 시간을 쏟아야 하는 경우들이 있다. 사용자를 비롯한 제삼자가 봤을 때는 굉장히 쉽게 만들어진, 어떻게 보면 당연한 것처럼 보이는 것도 그걸 만들어내기까지 누군가는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쏟고, 고민을 위해 많은 스트레스도 받은 결과물임을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이 있다.

정해지지 않은 일을 정해서 하는 일은 몇 배는 더 어려운 일이다. 세상에 정해진 답은 없지만 더 좋은 방향과 선택이 무엇인지 결정하는 과정은 사실 고통에 가깝다고 생각한다. 리더가 될수록 이런 과정을 겪게 되는데, 그렇기 때문에 나는 어떤 사업을 하건, 어느 정도의 규모이건, 그 조직의 대표를 맡고 있는 사람들을 존경한다. 모든 것들의 최종 결정권이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어떻게 생각해 보면, Top-down 방식이 옛날 방식이고, 찍어 누르는 방식으로 일을 해왔다고 사람들이 싫어하는 경우도 많지만, 그렇게까지 강력한 의지로 결정하는 일이 생각처럼 쉬운 일은 아니다.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해서는 수많은 데이터를 보고, 결정을 위한 근거를 찾는 과정이 굉장히 중요하다. 하지만 실제로는 데이터 없이 결정해야 하는 일이 꽤나 많다. 심지어 데이터를 보고 결정하더라도 잘못된 결정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때는 맞고, 지금은 틀리다'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게 아니다. 데이터보다 더 중요한 건 결정 그 자체이다. 수만 가지 데이터가 있다 하더라도 결정을 못하면 결과는 0이다.

내가 만약 예전부터 이 사실을 알았더라면, 오래전부터 결정을 잘하는 연습을 했을 것 같다. 하기야 그때와 지금은 결정의 무게가 달라서 어쩌면 큰 차이가 없었을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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