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7. 16
그녀에게 처음 고백했던 날.
한 달 반정도 그녀를 알게 되었고
내 평생에 두 번은 못 만날 것 같았기에
조심스레 마음을 전했다.
사실 고백하기까지 너무 뜸들여서 미안했다.
지금도 그때의 강렬했던 설렘을 잊지 못한다.
그렇게 우리의 인연은 시작 되었다.
100일이 지나고...
1년이 지나고...
2년이 지나고...
3년...
참 오랜 시간 만나면서 서로 많은 일들이 있었다.
되게 긴 것 같은데 지금보니 벌써 그렇게 됐나 싶을정도로 짧았다.
돌이켜보니 어느덧 우리 나이는 29이 됐고
20대 마지막을 함께 보내고 있다.
2016. 7. 16
고백했던 날에도 비가 와서 함께 우산을 썼는데
이 날도 함께 우산을 쓰며 걸었다.
그 날과는 다른 시간과 다른 공간이지만
우리는 함께 있었고 그 사실이 가장 중요했다.
3년이라는 시간은 나의 생각과 행동 그리고 분위기, 직업 등 다양한 것을 바꾸게 하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그 변화가 하나의 길로 모아지는 느낌이었고 조금 더 나은 방향이라는 생각이 든다는 것이다.
내가 그녀를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 중 하나는 이렇듯 내 스스로가 좋아지고 있음을 그녀와의 만남을 통해 느끼게 된다는 것이다.
사람이 살면서 여러가지 일들을 겪겠지만
나는 그녀를 만나면서 스스로가 좋은 방향으로 성장해 간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그녀에 대한 이 고마움들을 잘 쌓아두고 싶다.
인생을 살면서 힘들 때나 우울하거나 슬플 때 하나씩 꺼내서 위안이 될 수 있도록 말이다.
그리고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든다.
어쩌면 사람은 미래를 바라보며 사는 것이 아니라
'현재'와 '과거'를 가지고 살아간다고...
그리고 좋은 과거를 만들기 위해 현재에 충실하고 열심히 살아가는 것 같다.
어떤 모습으로 비춰질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지...
조금 더 인생을 살아보면 그때의 시선에서 보여지는 것과 느껴지는 것들이 또 다르겠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내가 지금 사랑할 수 있음에 감사하다는 것.
그걸 가능하게 해준 그녀에게 늘 감사하다.
지금은 아주 작게 생각이 드는 것이지만 훗날 너무나도 크게 와닿지 않을까 싶다.
'인생은 사랑하기에도 모자라는데 서로 다투고 재면서 감정 소비할 시간은 없다'는 것을 말이다.
그래서 가능한 더 잘해주고 더 사랑하고 싶다.
그리고 이런 감정 또한 살면서 느껴볼 수 있다는 게
참 감사하다.
우리 오늘도 사랑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