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80살 생신에 안 온 8살이나 많은 큰오빠가 오랜만에 톡보내 미안하다고 사정을 설명하고 너마저 자길 미워하지 말라고 해서 마음이 좀 이상하다.
미워했던가? 나는. 그냥 실망스러운 일이 많았지. 큰오빠도 사는게 참 힘들었지. 그래서 미워하지 않는다고 말해주었다. 그냥 다 좀 슬프다. 근데 빌려간 내 돈 안 갚은것도 까먹었겠지ㅎ 아휴, 사는 건 참 오묘한 일이다.
근데 나는 큰오빠가 나한테 미움받기 싫어한다는 걸 처음으로 알았다. 내게 보고싶다고도 하고;; 나는 전혀 아무 생각이 없는데. 만나면 무슨 이야기를 할지도 모르겠다. 끊어져있던 세월이 참 길구나.
내인생 초반부를 정리해보자면 아빠는 알콜중독으로 60살에 돌아가셨고 엄마는 날 정서적으로 학대했고 작은오빠는 조현병이고 내 친족성폭력가해자며 큰오빠는 사채를 겁없이 써서 젊음을 날려버렸다.
그리고 이 모든게 시간과 함께 흘러갔고 나는 나대로 살아남기 위해 꽤나 노력했고 지금의 나가 된것이다.
가끔은 내가 정신병과 트라우마로 20~30대를 날려먹지 않았다면 어떻게 살았을까? 궁금하고 아쉽지만 지나간 시간을 되돌릴수도 없고 지금, 지금을 살수밖에 없는거여.
그리고 사실 나는 지금의 내가 좋다. 온갖 상처들을 받아들이고 생겨난 지금의 내 인격이 나는 좋다.
지금의 내가 좋아. 다행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