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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과 친구가 되기

by 조제

우리는 외부 사건들로 인해 기분이 나빠질 때가 많습니다. 그럴 때 여러분은 이떻게 해결하나요? 별다른 해결책 없이 기분에 끌려다니는 분들도 있을 수 있고, 나쁜 기분을 회피하는 분들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회피한다고 해서 감정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어느 한구석 찜찜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심리치료를 받고 이런저런 책을 읽으면서 감정이란 것은 우리를 움직이는 동력이 되어주는 것이며 감정을 들여다보고 수용할 때 오히려 감정을 억압하려고 할 때보다 더 우리말을 잘 들어준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긍정적인 감정이든 부정적인 감정이든 말이죠.


저는 안 좋은 감정이 들때 주로 회피하는 방법을 썼는데요, 요즘 들어서 그게 썩 좋은 방법은 아니라는 것을 느껴서 바꿔보고 있습니다. 저는 요즘 회피하지 않고 인식하려고 합니다.

인식하면서 그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어요. 이럴 때 감정카드가 있다면 더 쉽겠지요. 단순히 화난다, 짜증난다 이정도 말고 좀더 구체적인 감정 단어를 알고 있으면 더 좋을 것입니다.


감정단어모음을 제공하는 사이트가 있어서 참고로 링크를 알려드립니다.

http://pulchrus.byus.net/feel/feel02.htm


자신의 감정에 이름을 붙여주고 나면 그 감정을 다시 조용히 바라봅니다. 감정을 거부하지 말고 그대로 수용해주는 것이에요. 판단하거나 자책하지 말고요. 그럴 때 그 감정은 파괴적인 힘을 잃고 조금씩 가라앉곤 했습니다. 외면하려고 하지 말고 심호흡을 하면서 감정을 바라봐주세요. 그러면 모른 체 하려고 할 때보다 오히려 더 편안해지기 쉬울 테니까요.


그다음에 특별히 힘들 때는 감정일기라는 것도 써봤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감정일기는 아래와 같은 형식으로 썼습니다.

위의 예처럼 나를 힘들게 하는 사건이 일어났을 때, 그것에 대해 어떤 생각과 감정이 들었는지를 적습니다. 그리고 원인을 알아보고 그래서 내가 원하는 것은 무엇언지를 파악합니다.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행위를 선택해서 쓰는 것이지요. 감정을 조각조각 파악해서 받아주는 방법인데 내겐 도움이 되었습니다. 힘든 일 때문에 마음이 어려울 때 하나씩 하나씩 써나가다 보면 어지러운 감정들이 종이안에 정리가 되는 느낌이 들었어요.


또한 갑자기 거센 감정이 휘몰아쳐서 견디기 힘들 땐 변증법적 행동치료에서 배운 방법을 씁니다. 바로 ‘냉동복근’이라는 방법이에요.


냉 : 10도 이하 차가운 물에 손과 얼굴을 담근다. 빠른 진정 효과가 있다.

동 : 에너지 해소. 10분 가벼운 유산소 운동

복 : 복식호흡.

근 : 근육이완. 5초 수축 이완이 안정을 가져온다


이렇게 마음을 가라앉힐 수 있습니다.


감정을 인식하고 이름을 붙여주고 판단없이 바라보기, 그리고 위급한 순간에는 ‘냉동복근’ 방법으로 빠져나가기, 특별히 힘들 땐 감정일기 써보기. 이렇게 3가지로 저는 요즘 감정생활을 비교적 잘 해나가고 있습니다. 전처럼 감정을 회피하지 않고 감정과 친구가 되어가고 있어요. 이 글이 여러분들에게도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끝으로 감정을 인지하고 드러내는데 도움이 되는 책이 있어 소개합니다. <마음은 언제나 네 편이야> 입니다. 감정들이 만드는 이야기가 마음에 깨달음을 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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