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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메타 마케팅 연구소 Nov 02. 2023

인스타그램 광고가 생각보다 불쾌하지 않은 이유

인스타그램 유료화 정책으로 살펴보는 인스타그램 광고

인스타그램 유료화 이슈로 꽤나 뜨겁습니다. 사실, 이것은 메타가 유럽에서의 규제 때문에 유럽 지역에서만 제한적으로 유료화 옵션을 통해 광고를 보지 않는 방법을 제공한다는 것인데, 이것이 마치 전면적인 유료화 정책의 시발점처럼 언론에서 회자되는 것을 보고 다양한 생각이 들기는 합니다. 메타의 공식 안내를 보면 무료 버전이 없어진다던지, 다른 지역으로 확장한다던지의 커멘트는 전혀 없습니다.


무료 옵션이 없어지는 것도 아니고 (그럴 일은 없습니다. 그 이유는 이 글을 계속 읽어보시면 됩니다.), 전면적으로 확대되는 것도 아닙니다 (이건 마음을 먹으면 가능은 합니다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봅니다. 그 이유도 이 글에 있습니다.). 무료 옵션이 없어질 수 있다던지, 혹은 디지털 광고의 종말이라던지 등으로 회자되는 것을 보면 침소봉대가 아닐 수 없습니다.


사실, 디지털 광고로 돈을 버는 서비스 제공자들의 유료화 옵션 제공을 뜯어보면 꽤나 흥미로운 지점들이 많습니다. 유료화 정책 그 자체보다, 이 부분에 대해 생각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이전 글이 너무 길었어서, 오늘은 최대한 간결하게 가보도록 하겠습니다.



서비스 제공자의 유료 옵션 가격 책정의 비밀


여러분들은 공짜로 유튜브,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틱톡 등의 인터넷 서비스들을 쓰고 있습니다. 하지만 사실 여러분들이 돈을 내고 있지 않은 것일 뿐이지 여러분들의 스크린타임과 관심이 기업들에게는 매출원입니다. 이런 스크린타임과 관심을 통해 광고로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유료 옵션은 이것을 없애겠다는 것입니다. 자, 그러면 서비스 제공자 입장에서 얼마만큼의 가격을 책정해야 할까요? 여러 요인들이 있겠지만, 이번 글에서는 최대한 단순하게 생각을 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바로, 고객당 광고 매출보다 높은 가격이어야 합니다.


유료 옵션 가격 > 고객당 광고 매출


그렇지 않다면, 유료 옵션을 제공할 경제적인 유인이 없습니다. 해당 고객이 유료 옵션을 선택할 경우, 광고 매출은 고스란히 사라지게 되는데, 이 경우 손해를 보게 되는 것이니까요. 그렇기에 서비스 제공자가 특정 지역에서 유료화 가격을 제시한다면 해당 지역의 고객당 광고 매출보다 높은 가격이라고 이해하시면 되겠습니다.



사용자가 받아들일 수 있는 가격은?


자, 그러면 유료화 옵션의 가격을 가지고 사용자는 어떤 판단을 하게 될까요? 유료 결제를 하고 광고를 없앨까요? 아니면 그냥 광고를 보게 될까요?


무료 옵션에서 여러분들이 실제로 금액을 지출하는 것은 없지만, 사실 여러분들은 이미 심리적인 비용을 지불하고 계신 것입니다. 이 심리적인 비용에는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습니다. 광고로 인해 낭비되는 시간, 광고로 인한 불쾌한 경험 (난 광고가 너무 좋아! 라고 이야기하는 사람은 없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본적으로 부정적인 경험입니다. 정말 좋은 광고들은 예외지만…), 프라이버시에 대한 걱정 등이 있습니다. 자, 그러면 여러분이 서비스를 쓰느냐, 안 쓰느냐는 아래와 같이 결정됩니다.



서비스로 인해 느끼는 가치 > 광고로 인한 심리적 비용 -> 사용


서비스로 인해 느끼는 가치 < 광고로 인한 심리적 비용 -> 사용하지 않음



자, 그러면 유료화 옵션을 받아들이냐 아니냐는 어떻게 결정될까요? 제시되는 가격이 광고로 인한 심리적 비용보다 높으면 무료 버전을 사용하게 되고, 그렇지 않으면, 유료 버전을 사용하게 되는 것입니다.



유료 옵션 가격 > 광고로 인한 심리적 비용 -> 무료 버전 사용 (광고 시청)


유료 옵션 가격 < 광고로 인한 심리적 비용 -> 유료 버전 사용



일반적인 소비 패턴과는 다르다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일반적인 소비 패턴은, 소비자가 해당 물품이나 서비스에 대해 느끼는 가치가 그 가격보다 높을 경우 구매를 하게 됩니다. 하지만 이 경우에는 이미 사용하고 있는 서비스에서 광고를 없애는 것에 대한 선택이기에 위와 같습니다. 물론 위에서 말씀드린 ‘심리적 비용’은 정성적인 것이고, 사람들이 이렇게 구체적으로 생각하지는 않지만, 의식적으로 또 무의식적으로 이와 같은 방식으로 작동하는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광고를 없앤다면 얼마나 비용을 지불하시겠어요?


자, 그러면 대표적으로 유료 옵션과 무료 옵션이 공존하는 유튜브를 생각해 보겠습니다. 이 글을 쓰고 있는 현재 유튜브 프리미엄의 가격은 국내 기준 1개월에 10,450원입니다. 이것은 비싼 가격일까요? 합리적인 가격일까요? 저는 유튜브 프리미엄을 결제해서 사용하고 있는데, 이는 즉 유료 옵션의 가격이 광고로 인한 심리적인 비용보다 낮다는 것입니다. 즉, 저에게는 유튜브를 사용하면서 발생하는 광고로 인한 심리적 비용이 월 10,450원 이상이라는 뜻이죠. (다른 나라로 우회하는 등의 편법이 있고, 유튜브 뮤직도 같이 주지만, 여기서는 논외로 하겠습니다.) 그리고, 유튜브 프리미엄의 정확한 가입자 수는 모르겠으나 꽤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짐작하고 있습니다.


자, 그러면 생각해 보겠습니다. ‘인스타그램 프리미엄’을 사용하면서 광고를 없애는 데 10,450원을 지불하시겠어요?


저는 안 할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경우 안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의 경우는 인스타그램 광고를 없앤다면 월 3,000원 정도면 가능할 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은 어떠신가요? 아마 저랑 비슷한 가격대가 아니실까 싶습니다. 그리고 이보다 높더라도 월 10,450원보다는 낮은 가격일 것입니다.


하지만 월 3,000원의 가격이 등장할까요? 저는 회의적입니다. 찾아보니 메타의 2022년 ARPU가 39.63달러였다고 합니다. 그럼 전 세계적으로 사용자당 매출이 월 대략 3.3달러 정도 하는 것인데, 이미 3,000원을 훌쩍 넘습니다. 헌데 우리나라는 전 세계 평균보다 잘 사니, 메타는 우리나라에서 저것보다 높은 인당 월별 매출을 거두고 있겠죠? 그러므로 우리나라에서 월 3,000원의 유료 구독 옵션이 등장할 일은 없습니다.


만약 유튜브 프리미엄과 같은 가격으로 ‘인스타그램 프리미엄’이 나온다면 어떻게 될까요? 유튜브 프리미엄도 사실 유튜브 사용자들 중 일부만 사용하고 있는 판에, 그 가입율은 형편없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인스타그램 유료화가 일부 언론들에서 이야기하는 것처럼 '맞춤형 광고의 종말'일까요? '무료 SNS의 종말'일까요? 전혀 그렇지 않은 것을 아실 수 있습니다.




인스타그램 광고가 생각보다 불쾌하지 않은 이유
 


자, 그런데 우리는 왜 유튜브에서 광고를 없애는 것보다 인스타에서 광고를 없애는 데 더 적은 돈을 지출한다고 생각했을까요? 바로 아래와 같기 때문입니다.


유튜브 광고로 인한 심리적 비용 > 인스타 광고로 인한 심리적 비용


왜 이와 같은 차이가 발생할까요? 인스타 광고는 유튜브 광고와 어떤 차이가 있는 것일까요?


인스타그램 광고는 ‘스킵’이 가능합니다. 피드는 쑥 내리면 그만이고, 스토리는 탭해서 넘기면 그만입니다. 반면 유튜브 광고는 스킵이 불가하죠. 스킵이 가능하더라도 5초는 봐야 하고, 영상 중간에 뜬금없이 광고를 강제로 100% 시청하기도 합니다. 물론 광고주 입장에서는 좋은 일이겠지만, 고객 경험에 끼치는 악영향과 고객의 시간 낭비는 훨씬 더 큽니다.


게다가 광고가 등장하는 시점도 마찬가지입니다. 동영상을 신나게 보고 있는데 갑자기 광고가 등장하면 어떨까요? 이것을 좋아할 사람들이 있을까요? 흐름이 완전히 끊기는 느낌입니다. 분노를 느끼는 사람들도 있죠. 인스타 광고도 흐름을 끊습니다만, 분노를 느낄 정도는 아니죠. 게다가 스킵하는데 익숙해지면 인식도 못한 채 스킵할 수도 있습니다. 뇌에서 아예 필터링을 해버리는 것이죠.


그래서, 사실 인스타그램에 광고가 너무 많이 등장한다고 사람들이 이야기하지만, 냉정하게 생각해보면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것입니다. 지금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광고를 감당하면서 잘 사용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은 사람들은 사용하지 않는 것이구요.




인스타그램 광고를 할 때 명심해야 하는 것들



자, 그럼 또 질문을 해보겠습니다. 여러분들은 마지막으로 인스타그램을 켰을때 어떤 광고를 보셨나요? 기억이 나시나요?


아마 기억이 나지 않을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인스타그램을 하시면서 광고를 무의식적으로 필터링하는데 익숙해지셨기 때문입니다. 사실 저도 그렇습니다.


사람들이 인스타그램을 많이 사용하고 사용 기간이 길어지면서, 필터링을 하는데 익숙해지고 점점 그렇게 합니다. 유튜브와는 다르게 필터링이 가능한 포맷이니까요. 인스타그램 광고 효율이 점점 떨어진다는 이야기들이 지속적으로 회자되는데, 이것과 무관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인스타그램에서 돌아가는 수많은 광고들은 이렇게 필터링됩니다. 그럼 필터링되지 않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광고의 첫 인상부터 고객을 붙들어둬야 합니다. 그리고 이것은 무의식의 영역에서 1초도 안되는 시간동안 결정되는 승부입니다. 디지털 광고 소재 제작의 제1 과제가 고객을 초반에 후킹하라는 것인데, 인스타그램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더욱 크고, 앞으로도 더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됩니다.


너무 길게 이야기를 하거나, 캡션에 이런 저런 내용들을 채워넣어서 설득을 시도하거나 하면 이미 진 게임입니다. 첫 0.1초 안에 고객의 시선을 붙들어 놓는다는 생각으로 접근하셔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여러분의 광고도 여러분이 보고 잊어버렸지만 과금은 되었던 수많은 광고들과 마찬가지로 잊혀지게 될 것입니다.





인스타그램 유료화 정책부터 시작해서 인스타그램 광고의 특징, 그리고 광고를 할 때 명심해야 하는 것까지 생각해 보았습니다. 재미있고 도움이 되는 내용이었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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