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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DK Apr 03. 2023

신형 CUV를 위한 카피

세단은 

세단을 

낳았다 


SUV는

SUV를 

낳았다


그리고 ***은

***을 낳았다 


위대한 

별종의 

탄   생


Beyond Enough 

All New 202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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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준비했던 CUV를 위한 카피. 

기록을 위해, 여기.


카피 설명.

대부분의 세단이나 SUV 브랜드가 새로운 연식의 모델(MY)을 선보일 때마다 습관적으로 'NEW'나 'ALL NEW'를 갖다 붙이곤 한다. 사실 full change가 아니면 마케팅을 위해 슬쩍 뜯어 고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도. 첫 두 줄의 카피는 이와 같은 현실을 꼬집고, 세단은 세단대로, SUV는 SUV대로 외형 디자인의 전형성을 벗어나지 못하는 데 대한 내용이다. 

밑줄 그은 부분에서 광고하려는 2024 모델의 신차가 등장하는데, 같은 동어반복이 이 대목에서도 반복되는 이유는 그 반복 자체가 반전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이다. 왜냐하면, 같은 차 이름을 가졌는데 이전 모델과는 완전히 다른 차급과 디자인으로 선보이는 신차였기 때문. 차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같은 이름을 붙였다는게 의아할 정도로 다른 차였으니까. 

예를 든다면 이런 식이다. 


쏘나타는

(펠리세이드를 보여주며)

쏘타나를

낳았다 


태그라인으로 제안했던 'Beyond Enough'는 차급과 관계 없이 모든 자동차 구매자들은 구매의 순간에 '이 차는 나의 라이프스타일과 재정적인 상황, 환경을 생각하는 나의 가치관에 비추어 보아 충분히 만족스러운 차야'라고 인식할 것이라는 소비자 인사이트를 담고 있다. 

신차는 가격이 매우 훌륭하게 책정되었고, 그 가격으로 살 수 있는 사이즈와 사양의 차가 아니었기 때문에 "사실 당신은 이 가격의 차, 즉 소형차를 살 때 '이 정도 차면 충분해' 라고 생각하지만 그건 자기암시와 마케팅에 의한 합리화일 뿐 더 크고 좋은 사양의 차를 타고 싶어 해요. 자 이 가격에 우리는 이 정도 차를 타게 해 드릴 수 있게 됐어요"라는 의미를 함축한 것이었다.  


이 카피는 그러나 PT에서 졌기 때문에 빛을 보지 못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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