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공부해도 SAT 고득점 받는데 왜 학원에 가야할까?
중증 학원 중독증이 문제
SAT 점수는 미국 상위권 대학에 진학하려면 제출해야 하는 필수적 요소다. 물론 SAT, ACT 시험 점수가 없어도 진학할 수 있는 미국 대학들이 많다. SAT 점수가 높으면 명문대에 합격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미국 대학들은 SAT 점수만 갖고 학생들을 선발하지 않는다. 스탠퍼드, 하버드 같은 대학들은 SAT, ACT 만점을 받고도 떨어지기 일수다.
SAT, ACT 고득점에 대한 열망이 지나쳐 이 시험에서 고득점을 받으려면 무조건 학원에 가야 한다고 생각을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이 많다. 그래서 학원비가 한 주에 120만원, 한 달에 480만원을 해도 간다. 그렇다면 SAT, ACT에서는 학원에 가야 꼭 높은 점수를 얻을 수 있을까? 결론은 혼자 해도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그런데도 한국 학생들은 '학원 중독증'에 걸려 학원으로 달려가고 있다.
한국 부모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SAT, ACT 고득점을 받기 위해서, 학원에 꼭 가야하는 것이라면 미국은 이런 시험을 만들지도 않았을 것이다. 기본적으로 이 시험은 고등학교 과정을 충실하게 따라간 학생들, 특히 독서를 많이 한 학생들이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2017년 3월에 폐기된 올드 SAT에서는 일생에 한 번 쓰는 난이도가 높은 단어가 시험에 나왔고, 대학에서 수학할 수 있는가를 보는 비판적 사고력을 측정하는 아주 어려운 문제를 출제했다. 그래서 학원에 가지 않으면 점수를 받기가 어려웠다. 그러나 새로운 SAT는 ACT처럼 고등학교 교과 과정을 충실하게 따라온 학생들이 좋은 점수를 받도록 설계가 됐다.
그런데 한국 학부모들은 무조건 학원에 달려가서 SAT, ACT 준비를 하도록 하고 있다. SAT, ACT 학원비가 좀 비싼가? 한 달에 몇백만원, 심지어 6주에 1천만원이 넘는 고액 학원들이 있다.
SAT, ACT 학원 한달에 수백만원씩 받아
단언컨데 충분한 사전 준비, 즉 독서능력을 갖추지 않았다면, SAT 학원에 간다고 해도 점수는 결코 오르지 않는다. 예를 들어보자. 육상, 레슬링, 축구, 농구, 스케이팅 등 각 스포츠 종목 선수들이 훈련을 할 때 기초체력 훈련과 기술 훈련을 한다. 이 선수들은 훈련 시간의 상당 시간을 기초체력 훈련에 사용을 한다. 왜 그럴까? 기초체력이 뒷받침 되지 않고서는 기술훈련을 아무리 많이 해도 실력이 늘지 않는다. 육상선수가 기초 체력훈련을 하지 않으면 스피드를 높일 수 없다.
SAT, ACT 시험에서 고득점을 위해서 절대적으로 필요한 것은 외우는 지식이 아닌 '독해 능력'(Reading comprehension)과 '독해 속도'(Reading Speed)다. 독해 능력이 부족하면 지문과 문제를 이해하지 못하고 결국 답을 찾지 못한다. 독해 속도가 부족하면 시간 안에 문제들을 다 풀지 못한다. 고등학교 과정을 충실하게 따라온 학생들은 그 학년에 해당하는 독해 능력과 속도를 갖게 돼 있다.
그렇지 못할 경우 스포츠 선수가 기초 체력 훈련을 하듯이 독해 능력과 독해 속도를 키우는 기초학업 훈련을 해야 한다. 그게 독서다. 학원에서 SAT, ACT 문제를 집중적으로 푼다고 독해 능력의 향상을 기대하면 오해다. 이는 스포츠의 기술 훈련이다.
11학년들에게 지금와서 독서를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 9, 10학년들은 금년 여름 방학에 SAT학원으로 달려가지 마라. 우선 자신의 독서 능력을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책을 읽는데 더 많은 시간을 보내라. 그리고 충분한 독해 능력 수준에 올랐다고 생각되면 SAT, ACT 문제집을 사서 풀기 시작하라. 학원 한달 비용은 수백만원을 하지만 SAT 책 한 권 값은 19.99센트다. 2만 5천원정도이다. 충분히 혼자서도 풀 수 있도록 설계된 책들이다.
11학년들이라면 SAT, ACT 책을 사서 풀기 시작을 하라. 그리고 동시에 뉴욕 타임즈나 워싱턴 포스트, LA타임즈 등 신문의 사설을 읽어라. 다소 어렵게 느껴지겠지만 매일 읽다보면 익숙해진다. 물론 모르는 단어가 나온다고 사전을 찾지마라. 문장으로 그 뜻을 파악하라. 어느덧 독해 능력이 올라가 SAT 문제집을 푸는 데 어렵지 않게 느껴질 것이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