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국제학교, 외국인학교의 교육 수준은 어떨까?
미국에서도 교사는 인기가 높지 않은 편
외국인학교에서도 수학, 과학 수업의 질 보장 못해
국내 국제학교나 외국인 학교를 선택할 때 학교장의 가치관, 커리큘럼, 학교 시설, 학생 수 등등 여러가지 선택 조건을 고려해야 한다. 그 중에서도 가장 중요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은 교사의 수준, 질이라고 할 수 있다.
국내 외국인 학교나 인가 국제학교 교사들은 그래도 교사 자격증을 갖추고 있다. 사실 외국의 경우 우리나라만큼 교사 자격증을 따는 것이 어렵지는 않다. 그런데 미인가국제학교 교사의 경우 그나마도 교사자격증을 갖추고 있는 경우가 드물고, 해당 분야 전공자를 찾기 어렵다. 특히 수학이나 과학 분야 전공자는 더욱 찾기 어렵다. 어느 학교에서는 과학 교사 한 분이 생물, 물리, 화학 모두를 가르치고 있다고 했다. 이러니 학생들의 질문에 답을 못하는 경우도 허다하다.
게다가 교사들은 해마다, 아니 학기마다 바뀌기 일쑤다. 떠돌이처럼 이학교 저학교 옮겨다니는 사람들이 많다. 학교마다 외국인교사 블랙리스트를 공유하고 있지만 외국인교사가 아쉬운 학교에서는 철저한 검증 과정 없이 채용하기도 한다.
오늘은 외국인학교 현장에서 일하고 계신 ICSU 정일권 선생님으로부터 외국인학교의 교사 수학, 과학 교육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고자 한다. 외국인학교는 미인가국제학교보다는 교사의 수준이나 상황이 나은 편이다. 그럼에도 선생님은 수학, 과학 교사의 자질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하고 있다.
국내 국제학교와 외국인학교의 수학과 과학 교육의 수준은 어떨까요?
우리나라에는 많은 외국인학교들이 있고 교육수준, 재정형편, 현재 상황이 모두 다르니 쉽게 대답할 수는 없습니다.
다만 제가 외국인학교에서 일하면서 본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말씀을 드리는 것이 어떨까 합니다.
일단 외국인학교에서 교사를 찾기 가장 어려운 과목은 수학과 과학입니다. 당연히 수학과 과학을 잘하면 미국에서도 인기가 높고 교사 외에도 할 일이 많습니다. 미국에서는 우리나라와 달리 교사가 계약직인 경우가 많고 급여도 대학 졸업자 중에서 높지 않은 편이라 인기가 많지 않습니다. 그래서 미국 현지에서도 좋은 수학과 과학 교사를 찾기가 어렵습니다. 하물며 바다 건너 우리나라에서는 그 정도가 더 심하겠죠. 게다가 ICSU는 크리스쳔 학교라서 과학교사도 크리스쳔이어야만 하니 좋은 수학, 과학 교사(또는 그냥 교사)를 구하기가 얼마나 힘들겠습니까.
물론 가끔 대단한 분들이 들어오시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런 경우는 대부분 교포 선생님이거나 영어 강의가 가능한 한국계 선생님이십니다. 한국에서는 교사의 인기가 얼마나 높습니까? 사범대를 졸업하신 훌륭한 분들이고 공립학교 선생님들은 엄청난 경쟁률의 임용고시까지 통과하신 분들입니다. 그런 선생님한테 수업을 받아도 수업의 질이 불만족스러워 학원을 다니는데 외국인학교 수학/과학 선생님의 수업이 만족스러울 확률은 그보다 낮을 수 밖에 없습니다. 현실적으로 외국인학교의 수학이나 과학선생님이 Salman Khan(Khan Academy 창립자, MIT 수학/물리 복수전공) 수준이기를 기대하면 안 되겠죠.
현재 학교의 수학/과학 선생님이 맘에 들어도 2년 또는 1년마다 계약을 갱신하는 시스템에서 우리 아이가 배울 때까지 그 선생님이 학교에 꼭 남아있을 거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보면 괜찮은 미국 선생님이 한국에서 오래 있는 경우는 대부분 자녀가 여러 명 있을 때(그것도 배우자가 한국인이라면 더욱 좋고)였습니다.
결론적으로 말씀드리자면 한국에 있는 외국인학교는 문과생들에게는 아주 적합하나 이과생들에게는 부족한 면이 있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아이가 이과 성향이 있다면 학교에 수학과 과학 교육을 완전히 맡기기보다는 따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것이 나중에 대학에 가서(한국이든 미국이든)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일 수 있다고 봅니다.(ICSU 정일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