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미국 대학 지원자 중 44% 학생만 SAT/ACT 점수 제출
부자 학생, 에세이-액티비티 강화 위해 많은 돈 들여
3천 개 가까운 미국 대학들 가운데 지난해 SAT/ACT 점수 제출을 요구한 대학들은 극히 적었다. SAT 점수를 요구한 대학들은 플로리다주 소재 대학들이 대표적이다. 공통원서(Common APP)를 통해 대학 원서를 제출한 학생들 가운데 SAT/ACT 점수를 제출한 학생은 44%에 불과했다. 지난해 표준화 시험 점수를 제출한 학생들은 전체 학생 절반이 되지 않았다. 2019-20학년도 시즌에 SAT/ACT 점수를 제출한 학생은 전체 지원자의 79%였다. 전년대비 35% 포인트가 줄었다.
많은 학생들은 SAT/ACT 시험 점수를 제출하지 않는 상황에 대해 만족하고 있지만 일부 카운슬러들은 이 상황이 대학 입시에서 오히려 불평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걱정을 하고 있다. 즉 부유한 학생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 비학업적 요소를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할 수 있다. 즉 에세이를 잘 쓰기 위해 능력 있는 컨설턴트들의 도움을 받을 수 있고, 액티비티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학비가 비싸고 학생들을 잘 관리하는 사립학교의 컨설턴트들은 입학 사정관의 시선을 사로잡을 추천서를 쓸 시간과 전문 지식을 갖고 있다.
일반 학생들은 표준화 시험장 폐쇄로 시험을 보지 못했으나 부자 가정 학생들은 장거리를 운전하고 심지어 비행기를 타고 시험을 보러 가기 때문에 일반적인 학생들에 부자 학생들은 더 유리할 수 있다. 가난한 가정의 부모들은 입학 사정 요소가 그렇게 복잡한 줄을 모른다. 반면 부자 가정의 학부모들은 많은 비용을 들여서 입학 사정 요소들을 강화하기 위해 비싼 컨설팅을 받는다. 여기서 심각한 격차가 벌어질 수 있다. 미국 대학 입학 사정관들은 이 학생이 부유한 가정의 학생인지, 극빈자 가정 학생인지 원서를 봐서는 알 수 없다. 단지 결과만을 볼 수 있다. 여기서 우리는 역설적으로 가난한 학생이라도 비 학업적 요소를 강화하면 소득격차에 따른 점수의 핸디캡을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을 알아야 한다.
■ SAT 점수 정말 안 내도 되나? = 유튜브
표준화 시험에 대해 비판적 시각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20세기 초 성과주의를 장려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 시험이 저소득 측 가정 학생들에게 오랫동안 불리하게 작용했다고 말한다. 표준화 시험 폐지를 주장해온 페어 테스트(fairtest.org)는 "이 시험을 버리면 인종, 성별, 소득 간 불평등이 해소될 것"이라고 말한다. 현재도 1300개 이상 대학들이 SAT/ACT 점수 제출을 옵셔널로 하고 있다. 코로나와 상관없이 1300여 개 대학들은 학생들에게 점수 제출을 선택하도록 했었다.
통계를 보면 부모가 많은 교육을 받은 사람, 즉 고학력자일수록 자녀들이 SAT/ACT 점수를 제출했다.
SAT를 주관하는 칼리지 보드, ACT를 주관하는 ACT, 그리고 이 공부를 가르치는 학원들은 여전히 "이 시험 점수를 내면 대학 합격에 유리하다"라며 학부모들을 유혹하고 있다. 칼리지보드는 "일반적인 척도가 없으면 성적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SAT 성적이 상위권 대학 합격에 유리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잘 사는 지역의 학교들은 성적을 부풀릴 가능성이 높다"라고 말한다.
400명의 입학 사정관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오래 9%만이 표준화 시험 점수 제출을 요구했다. 부모가 학사 학위 이상을 소지하고 있는, 즉 부모가 대학을 졸업한 가정의 학생 49%가 시험 결과를 제출했다. 이는 전년도 제출자 79%와 대비된다. 부모가 학사 학위를 소지하지 않은 가정, 즉 대학을 졸업하지 않은 가정의 학생 31%만 시험 점수를 제출했다. 지난해에는 이 수치가 71%였다. 부유한 학생 또는 백인과 아시아 학생들이 흑인이나 히스패닉 학생들보다 더 많이 점수를 제출했다.
칼리지 보드는 SAT subject 시험을 폐지했다. 아마 이 시험이 존속했다면 부자 학생들이 더 많이 그 결과를 냈을 것이 틀림없다. SAT 시험 제출 여부를 학생들에게 맡기는 테스트 옵셔널 정책을 미국 대학들이 채택했고, 다시 2021-22학년도에도 1년 더 연장을 했지만 이는 부자와 가난한 학생들 간의 격차를 더 벌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높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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