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교육연구소는 교육전문 컨설팅 기관으로 지난 17년 동안 수많은 학생들을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 대학에 보냈다. 그 가운데는 유학비 전액 장학금 혹은 학자금 보조를 받고 간 학생들도 많다. 오늘은 미국 명문 리버럴 아츠 칼리지인 우스터 대학(College of Wooster)에 많은 재정보조/장학금을 받고 간 황형구 군의 인터뷰를 두 번째 차례다. 황 군은 용인 외대 부고를 졸업하고, 우스터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고 있고 미래 경제학 교수가 꿈이다. <편집자 주>
5. University가 아니라 liberal arts college에 간 것에 대해 어떻게 평가하나요?
University의 규모를 지님에도 불구하고 liberal arts college에서 추구하는 균형 잡힌 교육과 양질의 수업을 제공하는 훌륭한 학교들도 있는 줄로 압니다. 하지만 평균적으로 보았을 때, 리버럴 아츠는 학생들이 다양한 학문적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인 장치를 마련합니다. 저희 학교만 보아도 졸업 요건으로 Writing, Cultural, Religious, Foreign Languag (국제 학생은 선택사항), Quantitative, Arts & Humanities, History & Social Sciences, 그리고 Mathematical & Natural Sciences의 수업을 들을 것을 요구합니다. 예컨대, 역사를 전공하더라도 수학이나 과학 수업을 꼭 들어야 하고, 화학을 전공하더라도 종교 수업을 꼭 하나 들어야 합니다. 이처럼 다양한 학문을 접하며 균형 있고 창의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이러한 제도 속에서 자신이 정말 좋아하는 과목이 무엇인지 새롭게 발견하는 학생들도 흔히 찾아볼 수 있습니다.
6. 친구들이 한국 대학에 다니고 있겠지요? 비교할 때 가장 큰 차이는 뭐라고 생각하세요?
1학년 때를 돌이켜보면, 가장 큰 차이는 교실 밖에서의 대학생활에 있는 것 같습니다. 제가 이해하는 우리나라 대학 문화는 보통 새내기 때 각종 엠티와 일일주점, 동아리 회식, 친구들과의 술자리, 끊임없는 놀거리가 가득합니다. 고등학교 3년 내내 놀고 싶은 유혹을 뿌리친 후 진학한 대학이기 때문에 더 치열하게 즐기고 싶은 보상 심리도 있는 것 같습니다. 유학을 처음 오는 한국 학생이라면 이런 기대를 가질 수도 있겠지만, 솔직히 말해서(뉴욕이나 보스턴, LA 등의 대도시가 아니라면) 우리나라 수도권 대학가의 그 화려함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미국 대학생활이 재미없냐, 그건 또 아닙니다. 미국 대학생들은 한국 대학생들보다 더 잘 놉니다. 부지런히 파티를 찾아다니고, 유쾌하고 흥 넘치는 친구들과 어울려 다니면 한국에서보다 더 재밌는 대학 생활을 할 수도 있습니다. 다만, 우리나라와는 유흥 문화가 다르기 때문에 처음에는 조금 낯설게 느껴질 수도 있겠습니다.
이상은 예비 새내기분들이 궁금해할 만한 부분이었고요, 부모님들께서 같은 질문을 하신다면 저는 자신 있게 ‘교수님들의 접근성’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한국 대학에서는 수업시간에 이해 못 한 부분을 여쭤보기 위해 교수님을 찾는 일이 흔하지 않습니다. 교수님 사무실에 찾아가서 1 대 1로 대화를 나누고, 조언을 구하고, 질문하는 문화가 아직 널리 자리 잡지 않은 줄로 압니다. 우리나라 상위권 대학에 진학한 친구들의 말을 들어보면, 고학년이 되면 조금 달라질 수 있겠지만 적어도 1학년 때에는 그런 경험은 손에 꼽는다고 합니다. 하지만 우스터에서는 이미 수강 신청하는 날부터 교수님과 함께합니다. 모든 학생들은 전공을 정하기 전까지 학교생활과 공부의 길잡이가 되어줄 전담 지도교수를 배정받습니다. 이 교수님은 학생이 어떤 과목을 듣는 것이 좋을지, 스케줄은 어떻게 짜는 것이 좋을지 상담을 해주고 학기 내내 학생을 지도합니다.
한국에서는 수강 신청을 할 때 보통(운이 좋으면 선배들과 함께) PC방에 가서 초조한 마음으로 마우스를 두드립니다. 반면, 우스터와 같은 소규모의 학부 중심 대학들에서는 박사학위를 가진 교수가 학생을 전담 마크하여 조언을 해줍니다. 학기가 시작하면 교수님들은 정해진 요일에 Office hour를 열어서 학생들의 질문을 받습니다. 또 개인적으로 시간 약속을 잡아서 사무실을 방문하는 것이 매우 쉽고 또 장려됩니다. 에세이 한 편을 쓸 때에도 학생 본인만 부지런 떤다면 교수님과 면담을 하며 글의 개요를 확인받고, 내용과 논리가 적합한지 물어볼 수 있습니다. 이렇게 교수님을 쫓아다니다 보면 수업 내용을 더 분명히 이해하게 되고, 교수님의 이쁨도 받고, 자연스레 좋은 성적을 받게 됩니다. 미국의 대학원이나 기업들은 이러한 리버럴 아츠 학교들의 분위기를 알기 때문에 교수님들의 추천서가 굉장히 의미 있는 자료이자 강력한 힘이 됩니다.
7. 한국 대학에 다니지 않으므로 한국 사람들이 중하게 여기는 인맥 형성이 어렵다는 말을 하는데 본인은 어떻게 생각하나요?
동의합니다. 한국 사람들이 인맥을 중요시한다는 말에도 동의하고, 미국 대학에서는 한국인 인맥을 형성하기 어렵다는 말에도 동의합니다. 하지만, 탄탄한 실력을 쌓는 것이 우선이 아닐까요? 설령 인맥이 조금 부족하더라도 야무진 실력으로 승부를 볼 수 있는 포부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맥으로 기회를 얻는다 해도 실력이 받쳐주지 못한다면 바닥이 들통날 것입니다. 하지만 실력이 받쳐준다면 어디서든 인정받고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또 한 가지 덧붙이자면, 미국 대학에 다니면 한국 사람들과의 인맥은 비교적 좁을 수 있겠지만, 그 대신 국제적인 인맥을 형성합니다. 자신의 무대를 한국으로만 한정 짓지 않고 세계 전체로 생각한다면 오히려 글로벌한 네트워크가 더 값지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 경우에도 물론 실력은 갖추어야 하겠지만요. <미래교육연구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