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의 학교 내신 성적은 4.00만 점에 3.99다. 그의 SAT 점수는 1580점이다. AP는 무려 10과목을 들었고 모두 A(5점)이다. 그러나 그는 예일 대학교를 비롯해 아이비리그 대학, 아이비 플러스 대학, 그리고 상위권 엘리트 대학에 지원했으나 모두 고배를 마셨다. 주변 누구도 예측하지 못한 결과다. 왜 이런 상황이 벌어졌을까?
지난 3월 28일 ‘아이비리그 데이’에 예일 대학은 1365명의 학생을 선발 발표를 했다. 예일 대학 합격률은 역사상 최저치인 3.73%를 기록했고 이는 지난해의 4.35%보다 하락한 수치다. 위의 학생도 불합격생 범주에 들어간 학생이다. 이 정도 성적이면 당연히 합격을 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불합격된 것이다.
여기서 미국의 엘리트 대학이 어떻게 학생을 선발하는 것에 대한 개념이 없기 때문이다.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미국의 엘리트 대학들은 매우 경쟁력이 높아서 단순히 학업 성적이 우수하다고 해서 합격이 보장되지 않는다. 학업 성적만으로 합격할 수 없다. 어떻게 보면 학업 성적은 당연한 것이고, 여기에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미국 아이비리그 대학 및 그 수준의 엘리트 대학들은 학생을 학업 능력 위주로 선발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즉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아이비리그 입시가 능력 위주가 아니라는 점이다.
그런데 아직도 많은 학부모나 학생들은 국내 대학들처럼 표시되는 학업능력 점수로 뽑는다고 생각을 한다. 엘리트 대학이 최고의 능력을 가진 학생만 뽑는다는 미신을 버려야 한다. 학업 능력이 우수하거나 과외활동의 성취가 높은 것 외에 다른 요소로 아이비리그에 합격한 학생들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자료가 적지 않다.
그 가운데 하나가 레거시 제도다. 미국의 엘리트 대학들의 상당수가 레거시 제도로 학생들의 상당수를 뽑는다는 것이다. 예일대의 2023년 가을학기 신입생 중 11%는 레거시와 관련이 있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3년 전의 8%보다 3% 포인트 늘었다. 같은 시기 하버드대 신입생 가운데 약 3분의 1은 일종의 레거시 커넥션을 가지고 있었다는 통계도 있다.
레거시 기반이 없는 학생이라면 위에서 설명한 학업 성적 외에 강력한 플러스알파가 있어야 한다. 열정에 기반한 강력한 스토리가 없다면 최고의 성적만으론 입학 사정관에게 깊은 인상을 주기 어렵다. 아이비리그 입시에서 최고의 성적과 표준시험 점수는 거의 기본이라고 봐야 한다. 즉 성적과 점수는 탑 대학이 찾는 ‘유일한’ 요소가 아니다.
아이비리그 대학들은 매년 40만 명 이상의 원서를 받는다. 이 가운데 2만 1천 명 정도가 합격을 한다. 아이비리그 학교당 5만 명 가까운 학생들이 원서를 내고 수십 명의 입학 사정관들이 심사를 하는데 과연 일일이 심도 있게 원서를 들여다볼 수 있을까? 이런 상황에서 눈길을 사로잡으려면 무엇인가 '한 방'이 있어야 한다.
지원자가 주도해서 열정을 가지고 이뤄낸 스토리를 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학생들은 학교 성적, GPA와 SAT, ACT 등 표준시험 점수에서 고득점 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에세이와 추천서, 그리고 EC에서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한마디로 수천 마리의 누렁이 소떼 속에서 보라색 소로 자신을 드러내야 한다. 자신이 정말 특별하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하버드 대학은 이를 이렇게 표현하고 있다.
"진정으로 뛰어난 인격적 자질; 인생에서 극복할 수 없어 보이는 장애물에 직면했을 때 엄청난 용기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학생은 주변 사람들을 이끌거나 영감을 주는 특별한 능력을 보여줄 수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 대한 특별한 관심이나 동정심을 보일 수 있습니다. 동시에 추천인으로부터 조건 없이 변함없는 지지를 받는 학생이어야 합니다"
이런 학생만이 수만 명의 지원자들 가운데 뚜렷하게 입학 사정관의 눈길을 끌 수 있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