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때부터 100세를 준비해야 한다.
꽤 오래전 지인 한 분이 ‘三餘(삼여)라 쓰인 족자 한 점을 선물했다. 그는이 족자를 주면서 글귀를 이렇게 설명했다.
사람은 평생에 세 가지 여유로움을 즐겨야 한다. 하루는 저녁이 여유로워야 하고, 일 년은 겨울이 여유로워야 하며 일생은 노년이 여유로워야 한다. 그는 농부의 삶을 예로 들며 고된 하루 농사일을 끝내고 저녁 호롱불 아래 식구들과 도란도란 저녁상을 받는 넉넉함이 첫 번째 여유로움이다. 봄부터 부지런히 밭을 갈고 씨앗을 골라 심어 가꾸어 풍성한 가을 추수로 곳간을 가득 채운 뒤 눈 내리는 긴 겨울을 보내는 충만함이 두 번째 여유로움이다. 아들 딸 잘 길러 다 결혼시키고 넉넉한 경제적 여유로움 속에 아내와 함께 손자 손녀 재롱 보는 노년의 다복함이 세 번째 여유로움이다.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나고 있다. 캐나다 오타와 심장연구소 봅로버츠 박사는 2050년에는 인간의 수명이 150살까지 늘어나고 100년 후에는 그 배로 늘어날 것이라고 예언했다. 한국 여성의 기대수명이 세계 최초로 90살을 넘었다. 한국 남성의 기대수명도 세계 1위다. 세계 보건기구(WHO)와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회원국 기대수명을 분석한 논문을 최근 영국 의학저널 랜싯에 실었다.
그러나 한국인의 평균수명이 세계 최고인 만큼 삶의 질도 최고인가? 여유로운 삶을 느끼고 살고 있는가라는 질문 앞에서는 아무도 그렇다고 답을 할 수 없다. 우리나라 300인 이상 기업의 평균 정년은 57세를 밑도는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부가 근자에 조사한 근로자 300인 이상의 기업체 1500여 개의 평균 정년은 56.7세였다. 이 가운데 55세를 정년으로 정한 기업이 45.3%로 제일 많았다. 평균수명 76세와 평균 정년 56.7세 사이의 간격은 약 20년, 우리나라 사람들의 노년은 결코 여유로울 수가 없다.
'노년 빈곤'은 할 수만 있으면 피해야 한다. 그러나 그게 마음대로 되나? 많은 부모들의 노년 빈곤은 자녀의 교육과 결혼 뒷바라지에서 발생한다. 이제 40-50대 중장년층도 지혜로와져서 무조건 자녀교육에 올인하거나 자녀 결혼에 과도한 지출을 하지 않으려 한다. 당연하다. 3여(餘)를 누리려면 생각을 바꿔야 한다. 돈이 없으면 서럽다. 젊은 날부터 100세의 삶을 준비해야 한다. <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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