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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유학생들의 미국 내 취업, 왜 부진한가



STEM 전공 안 하는 것이 가장 큰 원인
인턴 등 재학 중 취업을 위한 준비 미흡




한국 유학생들이 미국 대학 졸업 후 현지에서 취업하기는 정말 어려운 것인가? 자녀를 미국으로 유학 보내길 꺼리는 부모들 가운데 상당수는 비용과 함께 “대학 졸업 후 취업의 어려움”을 그 이유로 든다. 많은 비자 형태 가운데 유학생이 대학 졸업 후 받는 취업비자를 ‘고학력 전문비자’, 즉 H1B라고 한다. 즉 F1 비자로 미국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정식 취업을 하게 될 경우 H1B 비자를 받게 된다. 정식 취업 전까지 학생들은 OPT(Optional Practical Training) 비자를 사용해서 우선 임시 취업을 한다. 이후 매년 4월1일 이후 이뤄지는 추첨을 통해 당첨이 되면 H1B 비자를 받게 된다. H1B 비자 취득은 심사가 아니라 로터리(추첨) 방식으로 한다. H1B 비자를 받기 위해서는 우선 임시 취업을 해야 한다. 한국 학생들은 여기서부터 막힌다.


지난 5년간 한국인이 임시 취업비자(OPT)를 받고 이후 H1B 비자를 받아 정식 취업을 한 케이스는 6,930건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기간 중 한국인을 포함해 외국인 유학생 가운데 H1B 취업 비자를 받은 학생 수는 22만145명에 이른다. 연간 3만3,000여 명이 H1B 비자를 받은 셈이다. 그런데 연간 한국인 유학생 취업 인원은 연간 전체 유학생 취업 인원 3만3,000명의 3.1%에 불과한 1,380명이었다. 한마디로 참 초라한 수치다. H1B 비자를 취득한 학생들을 출신 국가별로 보면 인도와 중국 학생들이 압도적으로 많아 전체의 78%를 차지했다. 인도 유학생은 10만 1,211명, 중국 유학생은 5만 9,237명이 취업비자를 받았다.


2015년 통계 기준 각국 유학생 수를 보면 중국이 32만8,547명으로 전체 유학생의 31.5%, 인도가 16만5,918명으로 15.9%, 한국이 6만1,287명으로 5.8%를 차지하고 있다. 한국 학생은 전체 유학생 중 5.8%를 차지하는데 취업 비자를 받은 비율은 3.1%에 불과하다. 중국, 인도 학생은 전체 유학생의 47.4%를 차지하고 있으나 취업에서는 78%로 압도적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인도 학생들의 취업이 뛰어나다.


그렇다면 한국 유학생들은 왜 이렇게 미국 내 취업을 하지 못할까? 여러가지 요인이 있겠으나 가장 큰 것은 전공이다. 많은 사람들은 이렇게 취업이 안 되는 이유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며 취업 비자를 안주기 때문이라고 말을 한다. 물론 이것도 해외 유학생들의 취업을 막는 이유 가운데 하나다. 그러나 한국 학생들의 취업율이 떨어지는 이유는 아니다. 해외 유학생들의 미국내 취업에서 ‘트럼프’란 요인이 약간의 영향을 주기는 하지만 본질적인 변화를 주는 것은 아니며, 몇 년 뒤 그가 물러난 후에는 원상 복구가 될 것이다. 지난 2016년에 3만9,305명의 해외 유학생이 정식 취업을 했고, 2017년에는 다소 감소한 3만4,488명이 H1B 비자를 얻었다.


한국인 유학생들이 미국에서 결정적으로 취업을 못하는 이유는 미국 사회가 요구하고 있는 전공을 한 학생의 수가 적기 때문이다. 즉 미국은 STE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Math) 분야의 전공자를 찾고 있는데, 한국 유학생 가운데 STEM 전공을 하는 사람은 전체 유학생의 21% 밖에 안 된다. 반면 인도는 유학생의 83%가 STEM 전공을 하고 있고, 중국도 41%가 STEM전공을 하고 있다. 우리 유학생들의 STEM 전공 비율은 인도 유학생의 1/4 밖에 안 된다. 한국 유학생들의 STEM전공 비율은 아시아 평균치에도 미달된다. 우리보다 STEM 전공자 비율이 낮은 나라는 일본뿐이다. 한마디로 한국 유학생들 상당수는 미국뿐 아니라 세계 어디에서도 경쟁력이 없는 전공을 하러 비싼 돈을 주고 유학을 가고 있다.


두 번째로 취업율이 낮은 이유는 미국 유학 중 대학에 다니면서 제대로 취업 준비를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유학생 가운데 상당수 한국 학생들은 한국인끼리 어울린다. 대학 수업은 영어로 하고 생활은 한국어로 한다. 방학 때가 되면 전 세계로 흩어져 전공관련 분야 인턴을 해 실력을 쌓기보다 한국집으로 돌아와 ‘집 밥’을 먹고 돌아간다. 유학 기간 중 상당수가 제대로 공부를 하지 않고 특히 인턴 등 취업을 위한 사전 준비가 대단히 소홀하다. 근본적인 발상의 전환, 인식의 전환이 없는 한 한국 학생들의 미국 내 취업은 계속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다. <미래교육연구소장 이강렬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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