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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장재훈 Sep 22. 2018

역청과 나무 진을 바르는 일

비저니어링을 진행하며


1주차



비저니어링 기본과정 4주 차를 마칠 때까지

나와 가까운 사람들

심지어 함께 비저니어스를 하는 폴, 지나, 예인한테도

사람들의 소감문이나 반응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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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특강이나 바인더 교육, 독서법 교육을 하고 나면

대부분 소감문이나 강의 사진을 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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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이번만큼은 침묵하며 오래 기다린 이유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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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저니어링 과정을 준비하게 된 것도 기도의 응답이었고

준비하는 동안에도 기도 없이는 하나도 결정한 게 없었다

모든 과정이 마칠 때까지 오직 기도로 모든 걸 해내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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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소감문에서 좋은 의견과 응원을 받았지만

자칫하면 이게 내 자랑이 될까 봐

내 교만이 될까 봐

나는 작은 칭찬에도 흔들리는 연약한 인간이라

아무한테도 보여주지 않고 4주를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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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도움 없이

오직 말씀과 기도로 하나님의 뜻을 분별하는 게 처음은 아니지만

매번 다른 상황과 여건 속에서 처음 맞딱뜨리는거라 항상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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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도에 군대에서 병사들을 살리고 싶다는 마음으로

책을 미친 듯이 읽어 독서모임을 했던 것처럼

이번엔 크리스천 청년들을 살리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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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저니어링을 준비하는 과정은 독서모임보다 훨씬 더 어려웠다

아니 익숙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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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도 기도를 많이 하긴 했지만

이번엔 정말 엄청나게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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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주차


새벽은 물론, 아침 금식, 수요 예배, 마커스 집회, 금요 철야 

통독, 말씀 암송, 큐티, 갓피플 설교 듣기 등등

내 영성을 가장 민감한 상태로 유지하려고 애썼고

하나님이 주신 지혜로 하나하나 준비해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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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이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준비했고 또 한주 한주 진행하였다

매주 토요일 10시 강의 전에 5~6시에 미리 가서 

말씀 보고 기도하며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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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마지막일 수도 있었다

2기는 생각도 안 하고 일단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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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시간씩 4주 차로 진행하니 중간에 빠지는 분들이 꼭 있었다

1~4주 차 동안 한 번도 전원 참석이 없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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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라도 빠지면 정교하게 짠 커리큘럼에 영향을 미쳐서

내가 용납할 수 없어서 빠진 분들 모두 보강을 해드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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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빠지신 분들은 월요일 저녁에 만나 1대 1로 혹은 다대 1로 강의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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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보강을 하지 않은 분들은 시간을 내어 따로 만났다

단순히 강사와 수강생의 사이가 아니고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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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실히 한 사람씩 따로 만나고 깊은 이야기를 하니 

강의 때 더 자세하고 정확하게 예시를 들며 신경 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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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도 아니고 이렇게 자기계발 강의에서 보강이라니

재수강은 들어봤어도 보강은 나도 처음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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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브루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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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주 차의 과정이 진행되는 동안 단톡에서도 쉬지 않고 닦달을 했지만

개인적으로 카톡을 보내며 잘 지내냐며 무언의 압박을 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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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 단순한 잔소리가 아니라는 걸 모두가 알았다

내가 기도하는 걸 느꼈고

내 마음이 강의하며 전해져서

우리는 함께 4주 동안 버겁지만 즐거운 여행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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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의 인생이 바뀐다는 것

정말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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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것도 신앙 안에서 새롭게 변화한다는 건

정말 사람의 힘으로는 불가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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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하게 3주라는 짧은 시간 동안 매일 작은 습관이라도

만들기 위해 체크리스트를 작성해서 올리고

자신의 우선순위에 따라 하루 일정을 정하며 시간을 기록하는

이런 과정을 통해 변화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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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4주 차 과정을 마치면 마음 편히 쉴 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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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마지막 강의를 한 날 침대에 누워 더 많은 생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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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기수를 해야 하나

다음 과정도 만들어야 하나

비저니어스를 제대로 사업자를 내고 해야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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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고민들을 꺼내놓고 기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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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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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 밤부터 지금까지 계속 묵상하고 기도하는 찬양이 있다

‘요게벳의 노래’라는 찬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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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벳은 모세의 어머니다

애굽 왕이 남자아기를 다 죽이라는 명령을 내렸을 때

요게벳은 사람들에게 들키지 않게 석 달 동안 모세를 키우다가 

더 이상 숨길 수 없어 모세를 나일 강 가에 두기로 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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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강 가에 띄어 보내야 하는 어미의 마음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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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대 상자가 물에 가라앉지 않도록

역청과 나무 진을 칠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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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게 유일한 방법이자 최선의 노력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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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에 나오진 않지만 눈물로 기도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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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게벳의 노래에 이런 가사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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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갈대 상자 

물이 새지 않도록 

역청과 나무 진을 칠하네 

어떤 맘이었을까 

그녀의 두 눈엔 

눈물이 흐르고 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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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그란 눈으로 

엄마를 보고 있는 

아이와 입을 맞추고 

상자를 덮고 강가에 띄우며 

간절히 기도했겠지 

-

정처 없이 강물에 흔들흔들 

흘러 내려가는 그 상자를 보며 

눈을 감아도 보이는 아이와 

눈을 맞추며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겠지 

-

너의 삶의 참 주인 

너의 참 부모이신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맡긴다 

너의 삶의 참 주인 

너를 이끄시는 주 

하나님 그 손에 

너의 삶을 드린다 

-



3주차 & 3주차 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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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저니어링 기본 과정을 마치고

4주 동안 내가 쏟은 노력, 준비한 강의 이런 것들은 

역청과 나무 진을 칠하는 작은 일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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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을 위해서 내가 할 수 있는 진짜 최선의 방법은

눈물로 기도하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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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아무리 노력하고 아무리 애써도

모든 것을 나눠준다 할지라도

그들의 마음을 순간적으로 뜨겁게 만들 수 있다 해도

-

그들의 삶이 변하려면 기도가 없이는 할 수 없고

하나님의 선한 손이 도우시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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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는 기도했다

갈대 상자에 역청을 칠하고 나무 진을 바르는 일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보잘것없고 작지만 그 일에 최선을 다하기로

동시에 그보다 더 위대한 일, 반드시 해야만 하는 기도

기도에 목숨을 걸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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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주 차 강의를 마치고 저녁에는 더 홉 처치라는 개척교회에 가서 비저니어링에 대한 강의를 2시간 동안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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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저니어스 컨퍼런스가 열렸던 히브루스의 대표를 하던 가희 누나가 부탁해서 바로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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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희 누나는 내 강의를 몇 번이나 들었다

근데 더 홉 처치에서 간증, 강의가 끝난 이후 그 전과는 다른 은혜를 받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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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며칠 뒤에 말씀을 하나 보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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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도 안에서 일만 스승이 있으되

아버지는 많지 아니하니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내가 복음으로써 너희를 낳았음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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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므로 내가 너희에게 권하노니 

너희는 나를 본받는 자가 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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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린도전서 4장 15~16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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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비저니어링을 시작하기 전에

사도 바울이 했던 

너희도 나와 같이 되기를 내가 원하노라

그 말씀과 비슷한 말씀을 보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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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월하거나 거룩해서 택함을 받은 것이 아니다

하나님이 택하셨기에 탁월하고 거룩해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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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나단 에드워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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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내 그릇을 안다

누군가의 영적 아비가 되거나

선한 영향력을 끼치기에는 한없이

부족하고 연약하고 작은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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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저니어링 기본 과정을 진행하면서

다른 사람들도 엄청나게 변했지만

가장 많이 변한 것은 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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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영성이 이렇게 깊어질 줄 몰랐고

내가 누구를 위해 이렇게 뜨겁게 기도할 줄 몰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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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부족함과 연약함에 이끌려 흔들리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의 위대하심만 보고 나아가는 담대함을 경험한 기간이었다

-

누군가에게 나누고 가르치고 섬기는 것

그건 그 누가 아닌 나를 가장 많이 성장시킨다

-

지금처럼 비전을 삶으로 살아내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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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나도 누군가의 영적 아비가 되기를

-

우리 모두가 누군가의 영적 아비가 되기를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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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비저니어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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