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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로 보는 중문네임 개발 시 유의사항 (2)

by Josh

중국에서 브랜드이름은 모든 요소가 종합된 상징체다. 이름, 디자인, 패키징의 표면적 요소와 컨셉과 스토리 등 모든 것이 이름과 연결되어 있다. 그렇기 때문에 주의해야 할 점이 바로 반드시 부정적인 영향을 피해야 한다는 점이다.


대표적인 중국의 부정적인 시선을 받았던 사례들을 살펴보면,


1) 2003년 도요타 프라도 광고에서 사자상이 프라도에게 경례를 하는 모습은 중국에 대한 모독으로 여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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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06년 나이키 광고가 중국의 상징인 용을 물리치는 것

3) 2013년 중국인의 느린 행동을 희화한 광고는 중국인의 고정관념을 조장했다고 비난

4) 2018년 돌체앤가바나의 서투른 젓가락 모습에 희롱,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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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19년 버버리 춘절광고는 어두운 춘절분위기를 묘사하며 중국의 밝은 의미와 상징을 왜곡한 것으로 비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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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021년 디오르 사진전은 중국인의 치파오 의상을 어둡게 표현하며 중국여성을 왜곡했다고 비난

7) 2021년 싼즈쑹수 중국식품회사는 중국인을 찢어진 눈으로 표시하여 동양인 비하 광고로 뭇매

8) 2021년 발렌시아가 한정판의 중국전통복식과 문양의 조악함으로 상업적으로 소비화했다고 비난


등 이외에도 부정적인 시선을 받은 광고와 프로모션은 매년 발생한다. 매년 부정적인 요소로 인해서 쌓은 이미지를 한 번에 잃을 수도 있다. 그렇게 되면 그동안 사용한 마케팅 비용과 시간은 한순간의 물거품이 된다.

프로모션이나 광고뿐 아니라 브랜드 이름에서도 꼭 주의해야 한다.


- 예전에 삼성전자는 ‘갤럭시’의 중국어 네이밍을 “盖世(까이쓰)”로 정해 출시했으나, 이 발음이 “该死(까이쓰)”와 유사해 ‘이 죽일 놈’, ‘죽어야 마땅하다’는 부정적 의미로 연상됐다. 중국 소비자들로부터 부정적 피드백이 쏟아졌고, 결국 네이밍을 “盖乐世(가이러스)”로 변경했다.


- 오리온은 중국 진출 초기에 회사명을 그대로 ‘동양(东洋)’으로 사용했다. 중국에서 ‘동양’은 바다 동쪽의 일본을 비하하는 말로 통용돼 일본 기업으로 오해받고 반일감정의 표적이 될 위험이 있었다. 이후 오리온은 “好丽友(하오리여우, 좋은 친구)”로 변경해 친근하고 따뜻한 기업으로 안착하는 데 성공할 수 있었다.


- 일본 마쓰다는 창업자 이름에서 따온 ‘松田(쏭티엔)’을 그대로 사용했으나, 중국어로 같은 발음의 ‘送天(쏭티엔)’은 ‘하늘로 보낸다(=죽인다)’는 뜻이 있어 죽음·불운을 연상시켰다. 이로 인해 브랜드 이미지가 악화되어 음차식 ‘马自达(마쯔다)’로 네이밍을 변경했다.


- LUX, 위생용품 브랜드 럭스는 ‘力士(리쓰)’라는 네이밍으로 중국에 진출했으나, ‘힘’과 ‘남성’을 뜻하는 한자가 위생용품의 컨셉과 맞지 않고, 타깃층(여성)과도 부조화돼 시장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중문보다는 영문을 중심으로 커뮤니케이션하면서 프리미엄, 여성의 이미지로 시장에서 다시 회복할 수 있었다.


실무입장에서는 중국시장에서 부정적인 요소를 스크리닝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부정적인 요소를 보면 대부분 90% 이상이 중국문화와 관습, 중국어의 언어적 특성과 연관되어 있다. 중국시장이 어렵고 중국문화와 사회를 이해해야 하는 이유이다. 시장이 매우 복잡하기 때문에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커뮤니케이션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접근 방법일 수 있다.


그래서 중문네이밍을 한다면 두 가지를 제안한다. 첫 번째는 최소한의 샘플로 네이밍 서베이를 해보는 것이다. 중국은 다양한 소수민족, 도시별로 매우 다른 특성과 문화가 공존하는 나라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배경지식과 성장배경, 사고방식을 가진 소비자드를 대상으로 최소한의 스크리닝을 해봐야 한다. 그렇게 하면 개발한 이름에 대해서 대략적이나마 어떤 연상을 갖게 될지 예상할 수 있다. 그런 가설을 가진상태에서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펼치며 어떠한 브랜드 이미지 자산을 높일지 고민한다면 훨씬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브랜딩이 가능해진다.


두 번째는 중국의 관련 산업 전문가나 중국교수들의 자문을 이용하는 것이다. 일반소비자의 경우 직관적이고 감성적이다. 브랜딩은 장기적인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 따라서 소비자의 반응을 현재의 지표로 활용해야지 미래의 지표로 확장하면 잘못된 결과를 일으킬 수 있다. 하지만 관련 종사자들은 오랜 산업 경험이 있기 때문에 산업에 적용가능한 요소나 미처 생각하지 못한 변수들을 잡아줄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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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브랜드 콘텐츠를 분석하던 중 로레알 그룹의 화장품 브랜드 Shihyo(시효, 诗耀) 사례를 봤다. 이 브랜드는 중국 시장에 런칭한 후 얼마되지 않아 웹사이트를 폐쇄하며 사라졌다. 중국 소비자들에게 Shihyo 브랜드 런칭의 첫인상은 매우 부정적이었다. 시효는 '아시아 24 절기'에서 영감을 받은 제품이라고 홍보했는데, 이점이 중국 소비자들의 강한 반발을 불러일으켰다. 24 절기는 '중국 전통문화'인데 이를 '아시아 문화'로 포장하는 것이 역사적 맥락을 무시하는 행위로 받아들여졌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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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사례로 디올의 '마면치마(马面裙) 표절 논란'이 있었다. 2022년 디올이 런칭한 미디엄 길이의 플리츠스커트가 중국 전통 의상인 마면치마와 유사한 디자인임에도 "디올의 독창적 디자인"으로 홍보되었다. 중국 젊은 소비자층이 강하게 반발하며 디올에 대한 반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러한 사례들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는 새로운 브랜드에게 중요한 교훈을 준다. 90년대와 2000년대 출생자(MZ세대)는 확실히 중국 전통문화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브랜드 선택에 있어서도 주관적이고 뚜렷한 자신들의 판단력을 갖춘 세대다. 이들은 단순한 브랜드 네임보다 문화적 정체성과 진정성을 중시한다. 자부심이 높다 보니 중국 시장을 단순한 유머의 대상으로 여기거나 가볍게 여기고 마케팅을 펼친다면 감당하기 힘든 피드백과 비난이 생길 것이다.


따라서 글로벌 브랜드는 중국 진출 시 현지 문화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와 존중을 바탕으로, 세대별 소비자 인식 차이를 철저히 분석해야 한다. 특히 '문화적 상징성'이 담긴 콘텐츠를 다룰 때는 역사적 맥락을 이해하고 오해나 정서적 충돌을 피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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