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주변에서 쉽게 일어나는 '카더라'로 인한 오해와 선입견들에 대하여
우리는 종종 '카더라'라는 말로 시작되는 소문이나 이야기를 듣곤 합니다. '카더라'는 "누가 그러더라"라는 의미로,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전달할 때 사용되는 표현입니다. 문제는 이러한 '카더라' 정보가 팩트체크 없이 그대로 받아들여지면서, 특정 사람이나 회사에 대한 오해가 쌓이고, 그 오해가 사실처럼 굳어지는 경우가 너무 많다는 것입니다.
재미있는 것은 이렇게 소수가 시작한 '카더라'의 스노우볼 대부분이 결국 당사자의 귀에까지 들리게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게 또 다른 오해와 불신이 쌓이며 관계가 깨어지는 일이 반복됩니다. 이렇게 개인의 평판이나 관계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는 소문은 한 번 퍼지면 쉽게 수습되지 않습니다.
'카더라'가 스노우볼처럼 굴러가기 시작하는 상황은 보통 다음과 같은 상황에서 자주 발생하는 듯합니다. 자리에 없는 사람들의 근황을 잘 알지 못한 채 "내가 듣기론 그 사람 요즘 이렇게 지낸다더라?"라는 이야기를 나누면서 잘못된 정보가 쌓이는 경우입니다. 또 모인 자리에서 이야기의 앞뒤 맥락을 자르고 사실로 받아들이거나, 맥락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고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도 오해가 발생합니다. 또한, SNS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나온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확신하듯 전달할 때도 큰 오해를 낳습니다.
특히, 타인의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전하고, 그 이야기를 들은 사람이 또 다른 사람에게 전달할 때 가장 많은 오해가 발생하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오해들이 우리가 직접 그 사람에 대한 강한 선입견을 가지게 만들기에 참 무서운 일인 것 같습니다.
소문은 인간의 심리와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사람들이 소문을 퍼뜨리는 이유 중 하나는 정보를 공유함으로써 사회적 연결을 강화하고자 하는 본능적인 욕구입니다. 심리학자 니콜라스 디폰조(Nicholas DiFonzo)는 소문이 불확실한 상황에서 불안을 완화하고자 하는 심리적 기제에서 비롯된다고 설명합니다. 즉, 사람들은 소문을 통해 불확실한 상황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자신을 보호하거나 사회적 위치를 확립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것입니다.
Harvard Business Review의 연구에 따르면, 소문은 비공식적인 네트워크를 통해 빠르게 퍼지며, 이는 공식적인 소통 채널보다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하며, 특히, 개인적인 관계에서의 소문은 직접적인 경험 없이도 강한 선입견을 형성하게 만들 수 있어 위험하다고 합니다.
이로 인한 소문이 개인에게 미치는 영향은 매우 큽니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이 특정 상황에서 오해를 받거나, 잘못된 행동을 했다는 소문이 퍼진다면, 주변 사람들은 그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됩니다. 이러한 경우, 그 사람은 자신의 이미지를 회복하기 위해 많은 시간을 들여야 할 수도 있습니다.
직장 생활 간에도 이런 일이 일이 많이 발생하는 것을 봅니다. 작은 조직에서는 인원이 적기 때문에 비교적 빠른 소통으로 오해를 불식시킬 수 있지만 대기업의 경우 소문이 일파만파로 퍼지며 개인의 인권과 평판에 큰 문제를 야기하는 일들을 많이 봅니다.
지난 몇 년간 기존 공신력이 있는 언론이나 정보를 전달하는 매체가 아닌 개인이 그런 일들을 할 수 있는 플랫폼들이 활성화되며 연예계나 인플루언서들을 대상으로 한 사이버렉카 '카더라'가 심각할 정도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고 있습니다. 이제는 단순 루머가 아니라 이것은 범죄이고 처벌을 요하는 법원의 판결들도 많이 있습니다.
특히 한국 사회와 국내 커뮤니티에서는 한 사람 건너면 다 알 수 있는 환경이기에, 이러한 오해는 관계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신뢰하는 사람의 말이라도 그 진위 여부를 스스로 확인하고, 사실이 아닌 정보는 걸러 듣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다른 사람을 통해 특정 정보를 들었을 때, 그 출처가 신뢰할 만한지 검토해야 합니다. 단순히 "누가 그러더라"는 믿을 수 없는 출처입니다. 직접적인 관련자나 신뢰할 수 있는 기관에서 나온 정보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너 나아가 한 가지 출처에만 의존하지 말고, 동일한 정보가 여러 신뢰할 수 있는 출처에서 확인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가능하다면, 소문에 언급된 당사자에게 직접 확인하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직접 확인할 수 없을 때는 주변의 믿을 수 있는 사람들에게 사실 여부를 물어보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팩트체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한 지금, 내가 직접 듣고 경험한 것이 아니라면 더 신중하고, 책임감 있는 소통을 통해 건강한 네트워크를 만들어 나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