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지는 바람을 안고 산길에 오릅니다
아직은 애처롭게 매달려 있는 혹은 나뭇가지가
미련에 놓지 못하는 잎들이 제법 붉게 물들어
햇볕을 닮은 모양을 하고 있습니다
같이 가자 했던 사람은 손을 맞잡고 걷던 사람은
이제 곁에 없고 그 약속은 지켜지지 못했지만
여전히 계절은 찾아오고 산은 가을에 물들어갑니다
숨이 턱끝까지 차오를 때 즈음에 작은 벤치를 찾아
몸을 기대어 봅니다 온기는 없지만 제법 포근합니다
사람들의 옷결에 닳아 거친결이 있지만 이마저도
세월이 흐르면 그 모양에 맞게 다듬어지겠지요
나뭇가지 사이로 멀리 보이는 세상은 이리 보니
너무나 조그맣습니다 그 사람과 나의 인연도 멀리서 보았을 때 그리 보였겠지요
이제는 얼굴도 모습도 추억도 가을잎처럼 떨어져
작게 작게 흩어져갑니다
날이 많이 싸늘해졌습니다
감기라도 걸린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2024.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