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의 홀씨를 풀어냅니다
말하자면
입김의 끝에 작게 흔들리다
당신보다 먼저 떠나는
작은 자신이었습니다
씨앗은 무게가 없습니다
그러니까 떨어지지도
묻히지도 않지요
다만 당신의 마음 한쪽
가벼운 바람을 따라 흔들립니다
민들레는
꽃이 아니라 비밀이었습니다
수천 겹으로 겹쳐진 이야기들
잘 들여다보면
하지 못했던 말들이 홀씨가 됩니다
사실 ‘불었다’는 말은
‘놓아주었다’는 뜻이지요
움켜쥐고 있던 마음
잊으려는 추억 하나
여전히 그립다는 고백을 담아서요
민들레는 묻지 않습니다
어디까지 가야 하느냐고
어떻게 살아야 하느냐고
그저 바람이 닿는 쪽으로
흩어지는 것이
자신의 몫임을 알고 있을 뿐입니다
홀씨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또 하나의 민들레를 닮았지요
작고 둥글고 바람을 이해하는 모양
그건 마치
당신이 당신을 놓아주는 방식과도 닮았습니다
길 위에선 민들레를 잡초라 하고
누군가는 꽃이라 말하지만
풀어낸 당신은 압니다
그 안에 담긴 마음이 얼마나 오래 묵었는지를
오늘도 바람이 분다면
그건 당신이 풀어낸
홀씨 하나가 봄이 되겠지요
이제 여름입니다
당신이 풀어내며
흩뿌린 작은 작별들에게
인사를 해야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