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에게 이름을 지어주고
물을 끓이고 있었지
생강을 얇게 썬 보이차는
씁쓸하지 않을까 그런 고민
그 아이가 모과를 닮았다고 했지
납작한 얼굴, 겁 많은 눈
나는 고개를 끄덕였고
사실 눌린 거였데
오래 누군가를 기다린 자리처럼
문틈으로 먼지가 들고
세탁기 뒤에서
잃어버린 양말 한 짝을 찾았어
양쪽이 다 있는 건 손뿐이라는 말에
우린 잠깐 웃었고
너는 박하사탕을 입에 물었지
청량한 건 입 안에만 머문다고
나는 낡은 벽지에 손을 얹고
그 표정을 바라봤어
사람 같았지 오래된 마음처럼
밤이면 고양이가
소파 위에서 잠이 들고
책장 속 앨범은
이름을 잊은 얼굴들로 가득했어
손끝만이 그들을 기억했지
시계는 늘 같은 시간을 가리켰고
우린 그제야
건전지를 넣지 않았다는 걸 알았지
오늘 아침
모과가 화장실 앞에서 구토를 했고
나는 부드러운 사료를 찾아
마트까지 걸었어
고양이는 이제
낯선 방을 익숙하게 걷고
벽지에 기대어 숨을 골라
그러니까
박하사탕은
반쯤 남겨줘
네가 내려놓은 찻잔 옆에
아직 식지 않은
이름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