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명했던 유리잔

by 글그림



식탁 위에 유리잔

비워놓은 채로 몇 날을 두었지

닦아도 다음날

햇빛이 비추면

먼지가 보이더라


가끔은

마음이란 것도

투명한 유리처럼

손 닿는 곳마다 흔적이 남아


여전히 멀리 있는

너에게 전화를 걸어

가끔 통화가 끝나고 돌아 누울 때

검은 화면에 얼룩이 생기는 느낌 알지?


돌아가는 길이

늘 아쉬운 말로 끝나는 이유는

너무 멀지도

너무 가깝지도 않은

애매한 거리 때문이야


‘잘 가’란 말 뒤엔

다 안다는 표정이 따라온다는데


어떤 마음은

비우면 더 먼지가 남는다는 걸

이제는 알겠어

투명한 유리잔은

계속 닦을 수밖에 없다는 것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