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를 처음 보는 얼굴로 만난다면 어떨까
마치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던 사람들처럼
천천히 눈을 맞추고
나는 너의 시선 쪽으로 고개를 들어 웃겠지
사랑은 내 안에서 오래전부터
어쩌면 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름도 없고, 말로 다 담을 수 없지만
마음이 저릴 때마다,
네가 있을 방향으로 흘러가는 믿음이
자라왔는지 모른다
아무 일 없는 평범한 날에도
나는 너를 만나기 전부터
이미 그리워하고 있었다
너를 처음 보는 얼굴로 만난다면
준비했던 말들 대신
너의 손에 내 손을 포개고
말보다는 따스함으로
설명보다는 눈빛으로
나를 건네고 싶다
사랑이란 건
너에게로 기울어 간다는 것을
알았을 때 넘어지지 않게
나를 지탱하는 것
나는 네가 모르는
수많은 침묵과 아픔 속에서
사랑을 천천히 빚으며
너를 기다려왔다
그래서 네가 내게 왔는지도 모르겠다
다시, 언제든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다
사랑이라는 단어가 낡지 않도록
고요히 내 안의 아픔을 누르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