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방구에서 유리구슬을 샀다
초점이 맞지 않는 불안한 눈동자처럼
빛을 받으면 산란되어서 달콤해 보였다
나는 구슬을 삼켰다고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그러니까 사라진 구슬은 내 안에서만 반짝였다
기억이란 이상하게
어린 날의 재미난 것들에만 남아 있다
끈이 풀린 운동화라든가
세 번 불면 울리는 하모니카 같은 거
구슬은 아직도 내 안 어딘가에 있을까
배꼽 아래쯤에서 잔잔히 반짝일까
잠이 오지 않는 밤이면
구슬은 울음을 삼키는 대신
몸 안을 데굴데굴거릴까
나는 구슬이 몸 안에 있다는 걸
이따금 잊어버린다
투명한 파란색은 나만 아는 비밀 같았고
조용한 나에게만 들리는 목소리였다
기억의 겉모습은
오래된 스티커처럼
번지다 말거나
널브러졌거나
다소 끈적거렸다
나는 아직 기억을 삼키고 있다
말하지 못한 일들은 몸속에 남는다
소화되지 않는 것들은
반짝이거나, 아프거나, 굴러다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