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을 보내는 마음이
조금은 서운한 날이 있습니다
책상 서랍에서 오래전 썼던 편지를 꺼내
하나는 반으로 접어 봉투에 넣고
다른 한 장은 조심스레 잘라
단어 몇 개를 스크랩북에 옮겨 붙였습니다
창가에 쌓아두고
한동안 들여다보다가
그중 하나를 바람 부는
나뭇가지에 걸어두었습니다
제가 아직 이 계절을 좋아하는 이유는
떠난 것들은 언제나
작은 풍경만을 남긴 채
돌아오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우체국 문을 열면
종소리가 가볍게 흔들립니다
편지를 부쳐
다음 계절로 보냅니다
멀리 있을
당신의 책상 위에
머무를 붉은 낙엽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