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월의 우체국

by 글그림



여름을 보내는 마음이

조금은 서운한 날이 있습니다


책상 서랍에서 오래전 썼던 편지를 꺼내

하나는 반으로 접어 봉투에 넣고

다른 한 장은 조심스레 잘라

단어 몇 개를 스크랩북에 옮겨 붙였습니다


창가에 쌓아두고

한동안 들여다보다가

그중 하나를 바람 부는

나뭇가지에 걸어두었습니다


제가 아직 이 계절을 좋아하는 이유는


떠난 것들은 언제나

작은 풍경만을 남긴 채

돌아오지 않는다는 데 있습니다


우체국 문을 열면

종소리가 가볍게 흔들립니다


편지를 부쳐

다음 계절로 보냅니다


멀리 있을

당신의 책상 위에

머무를 붉은 낙엽처럼

월, 수,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