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물 웅덩이를 밟으면
텁텁한 흙냄새가
꼭 커피찌꺼기 같다고 생각한다
종이컵이 굴러가는 걸 보며
모든 것이 세상을 따라
튀고 부딪치는 속에서
나는 흔들리며 산다
웃는다
별일 아닌 걸 알면서도 웃는다
웅덩이에 비친 그림자가
나와 나란히 달리는 것처럼
흐물거리며 따라온다
숨이 차오르는
사랑과 사랑 사이
지나간 하루와 다가올 하루 사이
아무도 묻지 않는 삶 위에서
구르고 부딪치는
종이컵과 종이컵사이
실을 매달면
인연이 됨을 깨닫는 것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