웅덩이

by 글그림



빗물 웅덩이를 밟으면

텁텁한 흙냄새가

꼭 커피찌꺼기 같다고 생각한다


종이컵이 굴러가는 걸 보며

모든 것이 세상을 따라

튀고 부딪치는 속에서

나는 흔들리며 산다


웃는다

별일 아닌 걸 알면서도 웃는다

웅덩이에 비친 그림자가

나와 나란히 달리는 것처럼

흐물거리며 따라온다


숨이 차오르는

사랑과 사랑 사이

지나간 하루와 다가올 하루 사이

아무도 묻지 않는 삶 위에서


구르고 부딪치는

종이컵과 종이컵사이

실을 매달면

인연이 됨을 깨닫는 것처럼

월, 수, 금, 일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