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의 유영

by 글그림



잠든 그림자가 깊어지도록

앓고 있는 얼굴을

어루만지는 꿈을 꾸었다


욕심이라 부르기에

너무 거칠어진 손은

잔에 담긴 물처럼

존재하는 것만으로

외로움을 남겼다


서랍 속 오래된 사진을

버리려다 멈추던 때를 생각했다


온기를 거부하는

무관심은 나의 버릇이었다


부서지기 쉬운 연필심으로

무얼 쓸 수 있을까?


오래도록 닫혀 있던 노트를

펼쳤을 낯섦에 대해 생각한다


악연을 망설이는 몸가짐은

아직 피어나지 않은 꽃 같았고


탄생보다 소멸에 가까웠으므로

밤은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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