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속노화 라이프와 자기 돌봄의 여정

멈추고 나서야 들리는 소리

by 은혜의 마음

요즘 나에게 자주 떠오르는 화두는 **‘자기 돌봄’**이다. 오랜 시간 동안 나는 앞만 보고 달렸다. 경쟁적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되기 위해, 어떤 기준을 넘어야만 하는 삶을 살아왔다. 누군가를 위해 사는 것이 익숙했고, 신앙 안에서도, 친구들과 가족 사이에서도 나 자신보다 그들을 만족시키기 위해 살아온 것 같다.


어쩌면 나는 내가 가진 가치를 끊임없이 증명하려고 애쓰고 있었는지도 모르겠다. 스스로에게 관대하지 못했고, 더 노력하라고, 더 잘하라고 강요했다. 내가 잘한 일에는 칭찬조차 아까웠다.

‘잠은 무덤에서 자면 되지’라며 수면을 줄이는 것이 미덕인 줄 알았다. 새벽 시간에는 반드시 무언가를 해야 했다. 운동을 하든, 공부를 하든, 기도를 하든, 내가 그 시간에 성실히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불안했다. 그렇게 하지 못한 날이면 나는 나 자신을 비판하고 판단했다.


돌이켜보면, 그래서 나는 꽤 많은 것들을 이루었다. 병원에서 풀타임으로 근무하며 동시에 석사 과정을 마치고, 논문까지 썼다. 주변 사람들이 걱정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 모든 성취의 끝에서 나는 자가면역질환이라는 새로운 현실과 마주하게 되었다. 그리고 내 삶은 이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내 몸이 말했다. “이제는 그만.”

조금만 무리를 해도, 사소한 스트레스에도 어김없이 염증 반응이 찾아왔다.

‘이 정도도 안 되는 거야?’

‘내가 뭘 했다고 또 아파야 해?’

이런 자책과 분노 속에서, 나는 점차 내면과 대화를 시작하게 되었다. 몸이 보내는 신호, 마음이 말하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제는, 그동안 나를 몰아붙이던 나 자신과 화해하는 법을 배우고 있다. 물론 이 여정은 쉽지 않다. 수십 년간 익숙해졌던 삶의 방식을 바꾸는 일은 결코 가볍지 않다. 하지만 나는 알고 있다. 이 길이 진짜 나를 살리는 길이라는 것을.


이제 나는 ‘저속노화 라이프’라는 삶의 방식을 꿈꾼다. 나를 돌보는 일이 삶의 가장 중요한 중심이 되는 것. 무언가를 이루기 위한 도구로서의 내가 아니라, 존재 자체로 귀한 나를 회복하는 삶. 그 시작을 이 글로 남긴다. 내가 나를 더 사랑하고, 더 이해하고, 더 존중해 가는 여정을, 천천히 그러나 깊이 있게 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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