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일하기

샘솔빛풀 이야기 (5) - 아빠는 육아중

by 샘솔빛풀

지난주 우리 가족을 돌아다니던 감기가 마지막 코스로 아내를 택했습니다. 하루 종일 드러누워 힘들어 하는 아내를 위해 (거의) 칼퇴근을 하였지요. '내가 해 봐서 아는데'로 시작하여 우쭐대며 살짝 위로하고 집안일을 시작합니다.


일단 아이들을 진정 시키고 모아서 중국집 메뉴를 골라 주문합니다. 아이들에게 청소를 맡기고 큰아들 나눗셈 가르쳐준다고 샜다가 다시 큰방 청소를 마무리 합니다. 중간에 인터넷 라인을 잡아 뽑아둔 막내딸을 훈계하려고 험악한 분위기가 되기도 했지요. 밥을 먼저 먹어야되기에 식탁을 대충 치우고 나니 밥이 도착했습니다.


탕수육에 소스를 부을까 말까, 큰딸 코 좀 풀어야된다, 작은딸 탕수육만 먹지 말고 짜장면도 먹어라, 작은 아들 좀 있다 얘기하렴, 엄마는 몸 좀 괜찮나요? 온갖 잔소리을 하며 참견을 하다보니 짜장면이 입으로 들어가는지 코로 들어가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밥을 먹고, 아들들 양치 마무리하고 치실해주기, 그 사이 티격태격하는 딸들 훈계하기, 이불 깔기, 이불 위에서 시끄럽게 씨름하는 아들들 조용히 시키기, 아이들을 큰방으로 소집하고 작은방 청소기 마무리하기, 다시 큰방으로 가서 아이들 축복기도, 온가족 허깅타임, 두 아들들 방으로 들여보내기 까지 지나면 일단 절반은 끝난거지요.


큰딸 약 먹이기, 딸들 양치 시작, 큰 딸 씻기며 작은 딸 옷 벗고 있을 것 종용하기, 큰딸 수건으로 닦아주고 옷 챙겨주기, 작은 딸 씻기며 수다떨기, 두딸 물먹고 쉬하기, 잠자리에 누우면 작은딸 다리 교정기 해주기, 눈 감기우고 빠빠이 하면 아이들 재우기는 끝입니다.


이제 아픈 아내를 위한 집안일 시간입니다. 세탁기에 가득 담긴 빨래더미를 일부 끄집어 내고 시작시키고, 밀린 설겆이 시작, 다행히 중고로 산 세척기가 한몫합니다. 음식물 쓰레기 두봉지, 박스 묶음 한개, 플라스틱 묶음 한개, 일반 쓰레기 두봉지... 아차 마침 떨어진 물 끓이기, 시끄러운 소리 나는 보일러에게 화풀이로 한두대 때리고, 식탁 정리. 설겆이 마무리로 음식물 찌꺼기 정리하고, 잠 안온다고 나온 작은 아들에 화들짝. 아들 물 없으니 그냥 자~


절묘한 세탁 완료 알림 소리, 칭칭 감긴 빨래를 끄집어 내고, 걸린 빨래 거실에 뿌리기, 들어앉아 빨래를 거는 동안 들을 음악 선택하기, 이선희 아줌마 노래 들으며 옷걸이에 빨래 걸기, 갑자기 음반 사고 싶은 것이 생각 나서 주문하기, 남은 빨래 행거에 걸기, 약간 덜 마른 빨래 거실에 널어두기. 드디어 이것으로 집안일이 끝납니다.


이런 역사적인 저녁을 기념하고자 잠깐 글을 쓴다는게 주절주절 말이 많아집니다. 이제 남은 일은 내몸 씻는겁니다. 그리고 내일 아내의 칭찬 받으며 기분 좋게 회사 지각하는거? ^^; 이 모든 일이 일상인 아내와 주부들에게 하나님의 축복 가득하기를! 저는 진짜 자러갑니다~


- 2014.04.01

매거진의 이전글초보 아줌마의 하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