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국주의 담론에 대한 짧은 생각

몰역사적 태도에 대한 비판

by 조슈아

많은 학자들은 유럽의 제국주의적 지배로부터 이식된 긍정적인 것들, 이를테면 '인권,' '법치,' '언론의 자유'가 마치 이미 식민지에 존재했던 것처럼, 혹은 그런 이식이 부재했더라도 식민지가 마치 자생적으로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처럼 말한다. 반면 그들은 유럽 제국들이 저지른 부정적인 것들, 이를테면 '노예무역,' '억압,' '착취'는 마치 식민지에 새롭고 낯선 것처럼 말한다. 이는 대단히 몰역사적인 주장이다. 차라리 반대가 더 진실에 가깝다.


만약 어떤 식민지에 유럽의 자극 없이도 인권이나 자유주의를 발전시킬 잠재력이 있었다고 가정한다면, 동일한 논리로 그 식민지에 유럽의 자극 없이도 노예제와 위계적 지배를 발전시킬 잠재력이 있었다고 가정해야 한다. 그러나 반제국주의 담론에서는 이 '잠재력'을 오직 긍정적인 제도에만 적용하고, 부정적인 제도엔 적용하지 않는다. 왜 그렇게 하는가. 식민지 사회를 도덕적으로 순결한 피해자로 상정해야만 제국주의를 절대악으로 고정할 수 있고, 현재의 국제적 불평등과 국내적 어려움을 외부 책임으로 귀속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역사적 분석이 아니다. 오히려 도덕적 소망이 반영된 태도다. 역사적인 태도란 역사 속 행위자들과 현상의 도덕적 복잡성을 인정하고, 조금은 초연한 마음으로 양면을 두루 논하는 것이다. 역사에서 명백한 선과 악의 대결은 찾아보기 힘들다. 역사연구에서 '경제성'은 일만 악의 근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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