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베트남여행 #5
하노이에서 지내는 동안 주변 투어를 고민했다.
하롱베이가 가장 유명했지만 시간과 거리를 고려해 닌빈(Ninh Bình) 투어를 선택했다.
짱안이 육지의 하롱베이( Vịnh Hạ Long)라 불린다고 하니 더욱 마음이 끌렸다.
닌빈(Ninh Bình) 투어는 고대 수도 호아루(Hoa Lư)를 방문한 뒤 땀꼭(Tam Cốc) 혹은 짱안(Tràng An)에서 나룻배를 탄다. 마지막으로 항무아(Hang Múa)에서 계단을 올라 경치를 감상하는 코스였다.
투어는 하노이의 오페라 하우스(Nhà hát lớn Hà Nội)에서 집결했다.
투어 버스를 타고 점점 하노이 벗어나 외곽으로 갔다.
첫 번째 도착지인 호아루는 하노이로 수도를 옮기기 전 10세기~11세기까지 베트남의 수도였다고 한다. 베트남 전통 건축양식이 잘 보존된 사원들을 볼 수 있었다.
한국, 중국과는 비슷하면서도 또 다른 건축물들이었다.
요즘 중국 설화에서 유래된 산예(용의 아들로 용과 사자가 합쳐진 동물)에 대한 AI그림책을 만들고 있어서 곳곳의 상상의 동물들이 관심이 갔다.
땀꼭 (Tam Cốc) 은 예전에 가본 적이 있어 요즘 뜬다는 짱안(Tràng An)이 궁금했다.
'Tràng' (긴, 길다, 長)과 'An' (평화, 安)이 합쳐진 이름이라고 한다.
그 이름처럼 긴 강이 끝없이 이어지고 푸른 절벽들이 펼쳐졌다.
나룻배를 타고 동굴을 지나간다는데 너무 위험하거나 힘들지는 않을까 걱정되었다.
하지만 힘들기보단 손에 닿을 듯한 동굴을 지나가는 것이 신나고, 조명과 등까지 달아놓아 예뻤다.
다낭처럼 이곳도 더 이상 개인적으로 흥정을 하는 것은 없었다.
조끼를 입은 뱃사공 직원들이 대기하고 있고 차례대로 배를 타면 되었다.
처음에는 배를 타는 것이 신나고 풍경도 좋았다. 하지만 뱃사공 혼자 4명의 손님을 태워 배를 끌어가는 것이 힘들지 않을까 마음이 쓰였다.
그러고 보니 탑승객은 모두 주황색 구명조끼를 입었지만 뱃사공은 구명조끼를 입지 않았다.
점점 시간이 지날수록 배를 타는 것이 지루해졌다. 마지막에는 여분의 노로 함께 배를 저었다. 아이들은 재미있어하며 열심히 노를 저었지만 뱃사공 한 명을 따라잡지 못하는 것 같았다.
항무아(Hang Múa)는 더위를 피해 높은 곳에 휴양지를 만들었단다. 'Hang'은 '동굴', 'Múa'는 '춤'이라는 의미로 과거 딘 왕조 시대에 궁녀들이 왕을 위해 춤을 추던 장소란다. 용을 형상화한 계단이 끝없이 이어졌다. 베트남의 전통적 건축물들에는 빠지지 않고 용이 있는 것 같다.
486개의 돌계단이 있다고 해서 걱정이었는데 아이들은 오히려 "486개 계단이요? 무한의 계단에 도전!" 남자아이들을 키우려면 목표와 숫자를 잘 활용하라는 말이 떠올랐다. 특히 막내는 날다람쥐처럼 오르락내리락 제일 먼저 정상에 도착했다. 오히려 내가 제일 겁이 나서 겨우겨우 중턱까지 올라갔다 왔다.
올라갈 때는 힘들었지만 한눈에 들어오는 전경에 눈도 마음도 시원했다.
가족들이 힘들어할까 걱정 많았던 닌빈투어는 '재밌었어요.'라는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