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명을 다하는 사람.
투자로 부자가 되라? 사업으로 부자가 되라?
사업을 하다 보면 비슷한 시기에 창업한 대표들을 만날 기회가 생깁니다.
그들과 나눈 대화에서 반복해서 들었던 말이 있습니다.
“사업소득만으로는 한계가 있어요.
법인으로 매출을 만들고, 그 신용으로 대출을 받아
부동산 투자를 해야 진짜 부자가 됩니다.”
관련 책들에서도 비슷한 메시지가 끊임없이 등장합니다.
“사업은 캐시카우, 부는 결국 투자에서 완성된다.”
논리만 놓고 보면 틀린 말은 아닙니다.
사업은 언제든 변동성이 크고, 자산은 시간이 지나며
복리로 불어날 수 있으니까요.
그런데 책을 덮고 나면, 또 다른 얼굴들이 떠오릅니다.
테슬라의 일론 머스크, 아마존의 제프 베이조스,
메타의 마크 저커버그….
우리가 이름만 들어도 알 수 있는 세계 최고 부자들의 공통점은
‘어떤 아파트를 샀는가’가 아니라
‘세상에 없던 사업을 어디까지 밀어붙였는가’에 있습니다.
이들은 법인 명의로 건물을 사서
월세를 받는 방식으로 부자가 된 사람들이 아닙니다.
자신이 믿는 사명 하나에 올인해
아직 존재하지 않던 시장과 문화를 만들어낸 사람들입니다.
물론 그 과정에서 수많은 투자와 지분 구조가 얽혀 있지만,
출발점은 ‘투자 전략’이 아니라
“이걸 꼭 세상에 만들고 싶다”는 집요한 집착에 가깝습니다.
여기서 질문이 생깁니다.
나는 ‘부자’라는 말을 들을 때
어떤 장면을 떠올리는 사람인가?
월세가 꼬박꼬박 들어오는 장부를 떠올린다면
부동산과 재테크 공부가 더 맞을 수 있습니다.
안정적인 현금 흐름을 바탕으로
시간과 에너리를 자유롭게 쓰는 삶을 꿈꾼다면,
‘투자로 부자가 되라’는 조언은 꽤 설득력 있게 다가옵니다.
반대로, 내가 떠올리는 장면이
사람들이 내 브랜드를 떠올리며 미소 짓는 모습,
내가 만든 서비스와 공간 속에서
누군가의 삶이 분명히 달라지는 모습이라면,
부의 경로는 자연스럽게 ‘사업’ 쪽으로 기울어집니다.
더 많이, 더 오래, 더 깊게 만들기 위해
이익을 다시 사업 안에 쏟아붓는 길 말입니다.
결국 사업이냐 투자냐의 문제는
“어떤 방법이 돈을 더 빨리 벌어다 주는가”가 아니라
“내 삶의 목적이 어디에 찍혀 있는가”의 질문일지도 모릅니다.
나의 사명이 사람과 공간을 바꾸는 일에 있다면
나는 사업에 더 많은 시간을 써야 할지도 모릅니다.
다만 그 사업이 어느 날 무너지더라도
가족과 직원, 나 자신을 지키기 위해
기초적인 투자 공부와 자산 축적을 병행하는 것,
그 정도의 균형이면 충분할 수도 있습니다.
책은 종종 이렇게 말합니다.
“사업으로 번 돈을 투자로 지키라.”
하지만 나는 한 줄을 더 덧붙이고 싶습니다.
“투자로 부를 지키되,
내 사명은 사업으로 증명하라.”
어떤 사람에게는
가만히 앉아 복리 그래프를 바라보는 삶이 잘 어울리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현장에서 땀 흘리며 새로운 가치를 만드는 삶이 더 잘 맞습니다.
독서의 재미는,
책 속에 쓰인 ‘정답’을 가져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 문장들을 내 삶에 비춰보며
“그러면 나는 어디에 서고 싶은가?”를
다시 물어보게 만드는 데 있는 것 같습니다.
오늘 읽은 문장은
“투자로 부자가 되라”였지만,
책을 덮고 난 뒤 내 안에 남은 질문은 이것입니다.
나는 어떤 부자가 되고 싶은가.
그리고 그 부를 어디에 쓰고 싶은가.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 자체가
어쩌면 우리가 평생 해 나가야 할
가장 긴 투자인지도 모르겠습니다.